국제 국제일반

핵 개발 제재 후폭풍… 이란 혹독한 시련

석유 수출길 막혀 보조금 감축등 긴축 나서<br>연료·식품등 물가 폭등…제2폭동 재연 조짐

핵개발을 추진해 온 이란이 서방 진영의 경제 제재로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미국 등 서방 진영의 경제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이란 정부가 휘발유와 식료품 등에 대한 보조금 감축을 골자로 한 긴축 정책에 나서자 물가가 폭등하고 있는 것. 외신들은 2007년 휘발유 배급제 실시로 인한 '석유대란'으로 발생한 폭동이 재연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0일 AP통신에 따르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지난 18일 밤 국영TV를 통해 막대한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와 기초 생활 물자를 위한 보조금을 19일부터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휘발유 등 에너지 7개 품목과 밀가루와 설탕 등 9개 품목이 대상이다. 이란은 휘발유와 식품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연간 1,00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출해 왔다. 이란 정부는 또 외화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 원료 수입을 막기로 했다. 이란 정부의 긴축은 국제적인 제재가 잇따르면서 달러 비축이 절실해 졌기 때문이다. 이란은 올 하반기부터 서방진영의 경제 제재로 석유수출길이 막히자 돈 줄이 말라붙기 시작했다. 이란은 생수보다 휘발유 값이 싼 세계 2위의 석유수출국이만 정유시설이 부족해 서방진영의 투자로 석유화학이나 가스공장 등 플랜트사업을 펼쳐왔다. 하지만 이번 경제 제재로 자국의 휘발유 생산 차질은 물론 당장 필요한 휘발유 수입 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란은 휘발유 공급이 수요를 대지 못해 휘발유 부족에 시달려 왔다. 이란 정부의 긴축에 따른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당장 휘발유 가격은 하루 새 4배로 폭등했으며 식료품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조금 삭감으로 연료와 식품 값 상승 등으로 이란의 물가상승률이 20%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란 대통령의 전격 발표에 18일 밤 전국 각 주유소는 보조금 삭감 조치가 실행되기 전 차에 기름을 채우려는 사람들로 긴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그렇지만 정유시설이 부족해 휘발유 등을 유럽 등에서 수입하고 있는 이란의 휘발유 값은 밤 사이 1ℓ당 1,000리알(약 110원)에서 4,000리알로 4배나 급등했다. 경유는 9배나 올랐다. 밀가루ㆍ빵ㆍ음료 등의 가격도 오르기 시작했다. 이란 정부는 보조금 삭감으로 확보된 예산의 일부분을 저소득 층에 현금으로 환원하고 불만을 최소화할 계획이지만 당장 휘발유 가격이 하루 사이 4배로 폭등하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할 지경이다. 이란 정부는 폭동이 일어날 것을 대비해 이란 수도 테헤란의 주요 지점마다 경찰 병력들을 집중 배치하는 등 초긴장 상태다. 앞서 지난 2007년에도 미국과 유엔의 석유수입 제재 조치로 석유배급제를 실시하자 이에 반발하는 시민들이 폭동을 일으켜 주유소 수십 곳이 불에 타는 등 극심한 혼란을 겪은 바 있었다. 지난주 경질 당한 이란 전 외무장관 언론 인터뷰에서 본인의 경질과 이번 보조금 삭감 조치에 대해 "반이슬람적이며 반민주적인 결정이었다"며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맹비난하며 국민들의 동요를 요구해 정국 불안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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