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PK)과 충청권 민심도 핵심 변수로 꼽히긴 했지만 결국 수도권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관측됐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의 가세에 따른 영향력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 우위를 점해온 구도가 접전양상으로 재편되겠지만 문 후보가 뒤집을 정도는 안 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외과 교수와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 등은 남은 대선기간 최대 승부처를 묻자 약속이나 한 듯 "제일 중요한 곳은 수도권"이라고 단언했다. 전체 유권자 약 4,000만명 중 절반을 차지하는데다 박 후보와 문 후보가 득표전에 사활을 건 부동층도 수도권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유권자들이 야성이 강한 면모를 보여왔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박 후보가 선전하며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이내에서 앞서거나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윤희웅 실장은 "수도권 표심이 대선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 이라며 "두 후보의 선거 운동도 이곳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진 이화여대 정외과 교수는 "안 전 후보의 가세가 PK 이상으로 수도권에서 의미를 갖는 것도 호남 출신 유권자 등 부동층이 서울∙경기∙인천에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산∙경남은 전통적 새누리당 텃밭인 데 비해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모두 PK 출신이라 기존 성향이 흔들릴 수 있어 주목된다. 장의관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야권의 단일화 바람이 힘을 발휘하려면 부산의 분위기가 중요하다"며 "여야 공방전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인상 P&C 정책개발원 대표는 "PK가 여권에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고 했지만 신율 교수는 "민주당인 문 후보로 단일화가 돼 지지세 확산은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대선마다 충청권 지지를 얻는 후보가 승리해왔다는 사실에서 절묘하게 캐스팅 보트를 행사해온 이 지역 민심도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안 전 후보가 대선 12일을 앞두고 문 후보 지원에 나선 효과에 대해서는 전문가 7명이 모두 "반전의 기회는 마련했지만 역전까진 의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미현 서울 마케팅리서치 소장은 "하락세를 보이던 문 후보 지지율을 떠받치며 반동으로 올라갈 수도 있지만 폭발력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안 전 후보 선거캠프에 참여했던 김민전 경희대 교수도 "문 후보의 지지율 회복에는 도움을 주겠지만 대선 승리를 끌어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유보적 태도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