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정부의 4·1 부동산 대책과 8·28 대책 등에서 제시된 각종 세제·금융지원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지난해 주택 거래량이 총 85만2,000건으로 전년대비 15.8% 증가하는 등 5년 평균 거래량(85만6,000건)에 근접했다며 '집값 바닥'을 선언하기도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미국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와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등 불안 요소가 상존해 있지만 국내 거시경제 환경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만큼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분양 시장의 선행지표인 거래시장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에 성큼 다가온 봄 분양시장 역시 수요자들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수도권 내 주요 분양 유망 지역으로는 위례신도시와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꼽혔고 지방에서는 대구와 세종시, 혁신도시 등의 청약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 보고 있다.
◇서울 강남 재건축, 위례신도시 올해도 인기 '지속'=전문가들은 올해 분양시장을 움직이는 '대장주'로 서울의 강남 재건축과 위례신도시 물량을 지목하고 있다. 사통팔달의 교통망과 학군 등을 갖춰 전통적으로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 공급되는데다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어 투자여건도 나아졌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대림산업이 신반포1차를 재건축해 분양한 '아크로리버파크 1차'가 최고 42.27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평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고 삼성물산이 분양한 '래미안대치청실' 역시 최고 경쟁률 58.67대 1을 기록하며 1순위에 청약을 마쳐 최근 변화된 분위기를 실감케 한 바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초·강남·송파·강동 등 강남 4구에서 6,263가구의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지난해보다 분양물량(3,930가구)이 60% 가량 증가해 그 어느 때보다 수요자들의 선택지가 늘어난 셈이다.
강남 접근성이 뛰어난 수도권 내 최고 입지를 갖춘 신도시로 꼽히는 위례에서는 연말까지 6개 단지, 3,047가구의 민간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전체 분양물량(8,648가구)의 35% 수준에 불과한 만큼 청약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분양이 잘됐던 재건축 ·재개발 물량 등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것이 매력으로 작용해 인기를 끌었다"며 "서초구 반포, 잠원 등 한강변 단지와 압구정 등 강남권 저층 단지가 인기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지난해 분양시장은 입지와 분양가 경쟁력, 공급 희소성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춰 투자 가치가 확실한 분양 단지에만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며 "같은 지역에서 출시되는 물량 중에서도 한강조망권과 교통 등 잘 살피는 것은 물론 주변 시세와 잘 비교해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등 투자 환경이 호전된 만큼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점차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가격 역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고 취득세 영구인하와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폐지 등 정부의 규제 완화책이 시행되고 있다"며 "다주택자의 경우도 1년 이상 보유하게 되면 양도세 일반과세를 적용받게 되기 때문에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곳을 중심으로 투자가 활발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공기관 이전 혁신도시 아파트 '주목'=전문가들은 주목해야 할 지방 물량으로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세종시와 혁신도시 아파트를 꼽고 있다. 기관이전이 확정돼 배후수요가 탄탄한 만큼 실수요는 물론 임대수요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조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봄 세종시와 대구 신서혁신도시, 전남 나주혁신도시 등과 부산 명지·정관지구, 강원 강릉 유천지구 등에서 출시되는 분양 물량이 1만8,000여가구에 달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올해도 지방은 대구, 경북, 울산 등에 훈풍이 이어지겠지만 그동안 공급이 많았던 만큼 지난해와 같은 호황을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전하는 경남 진주와 김천 혁신도시 등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혁신도시 및 세종시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임채우 위원은 "지난해에도 혁신도시 아파트와 주변 거래시장은 특수를 누렸다"며 "특히 혁신도시 아파트는 주변에 업무단지가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탄탄한 배후수요를 바탕으로 인기를 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