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서비스업 수출산업화 절실하다

김현수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서비스산업총연합회 부회장


1990년대 중반 한국 경제는 서비스업의 비중이 경제의 50%를 상회하는 서비스 경제시대로 진입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제조 중심 경제시대의 패러다임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를 포함한 많은 사회 경제 영역에서 아직도 산업=제조업이라는 등식 개념이 뿌리 깊고 서비스업은 제조업을 지원하기 위한 부수 업종이라는 인식이 강하며 많은 경우에 서비스는 산업이 아니라 기능으로 인식되고 있다.

제조업 못지않은 자유화 흐름 대응

그동안 정부에서 내수활성화 차원에서 서비스업 육성을 위한 많은 논의가 있었다. 피플 비즈니스 성격이 강한 서비스업이 제조업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어서 그러하기도 했지만 서비스 재화는 제품과 달리 국가 간 교역성이 부족하다는 전제하에 내수활성화를 강조한 것이다. 내수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서비스업을 육성하는 것은 필요하고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서비스업의 글로벌 산업화를 함께 추진하지 않으면 성장과 일자리의 선순환 창출이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지난 10여년간 서비스산업은 발전하고 혁신을 거듭하면서 서비스의 교역재화 성격이 강화됐고 또 전세계적으로 무역자유화 협정이 추진되면서 서비스 무역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엔 CTAD 자료에 따르면 최근 12년간(2000~2012년) 전세계적으로 서비스산업의 수출과 수입이 모두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국가에서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고용과 국내총생산(GDP) 모두에서 70%를 상회하고 있으므로 서비스산업 경쟁력이 있는 국가가 세계 경제를 리드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영국은 2012년을 기준으로 각각 6,400억달러, 2,830억달러 수출과 4,400억달러, 1,800억달러 수입으로 큰 폭의 서비스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며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우리 한국은 2012년 수출 1,100억달러, 수입 1,080억달러로서 상품 수출입 대비 매우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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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말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서비스서밋에 필자가 참석했는데 이때 미국무역대표부 마이클 프로먼 대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서비스자유무역협정(TISA)과 같은 광범위한 다자 간 틀로 경제 및 무역 질서를 재편하려는 미국 정부의 의지를 장시간 강조했던 기억이 난다. 다음날 개최된 국제서비스연합(GSC·Global Service Coalition) 회의에서도 서비스 자유무역 강조 흐름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서비스 교역 자유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비스업의 수출산업화에 박차를 가할 때다.

의료·교육·금융 글로벌화 서둘러야

서비스산업의 각 개별 업종은 그 특성이 매우 다양하고 상이해 수출 방식도 각기 다르고 수출 가능성도 차이가 크다. 우선 유통서비스·엔터테인먼트서비스·정보통신(IT)서비스와 같이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의료보건서비스·교육서비스·금융서비스·사업지원서비스와 같이 규모가 크고 수출 잠재력이 큰 산업은 글로벌화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원이 필요하다.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대기업을 많이 육성하는 것이 수출산업화의 지름길인데 산업혁신을 위해 중소기업도 함께 육성해야 하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연합해 선단식으로 해외 수출을 추진하는 방식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각 산업별로 최적 수출 방식의 도출과 수출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

김현수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서비스산업총연합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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