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독서] 디지털시대에 말하는 두권의 책

[독서] 디지털시대에 말하는 두권의 책 제조업은 영원한가·데이터 스모그 디지털 혁명이 몰고온 정보사회. 사람들은 이제 신경제시대가 도래했다며, 굴뚝산업 중심의 경제는 시효를 마감할 때가 됐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닷컴 기업들의 주가는 별다른 기업실적 없이도 전통 제조업체의 수 십 수 백배를 호가한다. 일반인들의 생활은 또 어떤가. 직장인들의 하루는 컴퓨터를 켜면서 시작된 하루는 컴퓨터를 끄면서 마무리된다. 온종일 정보사냥에 지친 몸이지만 내가 혹 챙기지 못한 정보는 없을까 그저 불안하다. 정보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행복한가? 인류의 미래는 장밋빛인가? 이런 질문에 “아니”라고 말하는 책 두 권을 소개한다. ■제조업은 영원한가 에몬 핑글턴 지음 김학동 옮김 지식여행 펴냄 미국 언론인 에몬 핑글턴의 `제조업은 영원한가'(지식여행 펴냄ㆍ김학동 옮김)는 정보산업에의 편중이 지나치면, 산업의 뿌리인 제조업이 허약해지고, 결국 그 경제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오락, 금융, 인터넷 등 정보산업은 20세기 제조업의 뒤를 이어 21세기 인류를 번영의 `신경제'로 인도할 새로운 주자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신경제'라는 것이 얼마나 허황되기 짝이 없는 것인지 저자의 글을 따라가면서 깨닫게 된다. 세계 유력지 파이낸셜타임즈와 포브스 등에서 기자로 활동해온 핑글턴은 미국경제를 텍스트로 삼아 `신경제'에 `삼진 아웃'(야구용어)을 선언한다. 원 스트라이크는 “고용 밸런스가 나쁘다”. 저자는 경제의 정보화가 진전됨에 따라 미래에는 미국 전체 노동인구의 20%가 사실상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투 스트라이크는 “소득의 신장이 둔화된다”. 199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를 빌어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9위)을 웃도는 나라들(일본ㆍ덴마크ㆍ스웨덴ㆍ독일 등) 대부분이 미국에 비해 제조업 종사자 비율이 월등히 높다는 점을 지적한다. 마지막 쓰리 스트라이크는 “수출 경쟁력이 약하다”. 정보산업은 문화적 차이라는 근본적인 수출장벽 때문에 해외 상품판매에 한계를 가지며, 오히려 제3세계의 고급인력 유입 등 수입유발 요인이 많다. 따라서 미국 경제는 만성적인 무역적자에 허덕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렇게 해서 정보산업의 독주는 “삼진 아웃”이다. 대안은? 당연히 제조업과 정보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이다. 결론으로 내놓은 저자의 `제조업을 지키기 위한 행동지침'은 ▦저축향상 ▦기술개발 투자 ▦노농력 제고 ▦생산기술 해외유출 방지 등. “질주하는 정보산업으로 위기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미국 경제에 대한 경고이지만 우리에게도 의미심장하다. ■데이터 스모그 데이비드 솅크 지음 정태석ㆍ유홍림 옮김 민음사 펴냄 `정보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라는 부제를 단 데이비드 셰크의 `데이터 스모그'(민음사 펴냄ㆍ정태석 유홍림 옮김)는 정보사회에 대한 암울한 묵시록이다. 정보사회를 사는 현대인들은 잠시라도 인터넷 통신망에서 벗어나 있으면 정보에 뒤쳐진다는 불안에 빠진다. 이른바 `업그레이드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토록 마음 고생을 할 만큼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들이 모두 가치가 있을까. 네트워크 비평가로 유명한 이 책의 저자는 지금 현대인은 정보과잉 시대를 살고 있으며, 사람들에게 어떤 지식도 지혜도 주지 않는 `쓰레기 정보'들이 많다고 지적한다. 그 결과로 산업혁명이 `스모그'라는 재앙을 몰고온 것 처럼 정보혁명은 `데이터 스모그'의 재난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종을 울린다. 정보사회의 `스모그'가 몰고올 재앙의 실상은? 문화는 항상 업그레이드 강박감에 사로잡히고, 까다로운 통계의 홍수와 쓰레기 정보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 사회는 `초전문화'에 포위되 버린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실종. 정보의 과잉과 오용으로 정보사회는 불건전한 정치가와 기업들이 판치는 아수라장이 되리라는게 저자의 `묵시록'이다. 정보사회의 `먹구름'을 피할 길은 무엇인가. 솅크는 정보과잉에 병든 사회에 몇 가지 `해독제'를 내놓는다. ▦스스로 정보를 걸러내라(TV 끄기, 광고 안보기 등) ▦정보를 오염시키지 못하게 감시하라 ▦단순화하라 ▦정부의 개선을 도와라 등. 급속하게 발전하는 정보사회. 인류는 또 하나의 `바벨 탑'을 세우고 있는게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입력시간 2000/11/07 18:16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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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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