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외국산 백신엔진 수입 업체 '몰락'

뉴테크웨이브·지오트등 피인수·폐업 잇달아<br>"원천기술없이 마케팅만 치중… 소비자 외면"

외국산 백신엔진 수입업체들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들어 다른 회사에 팔리거나 문을 닫는 일이 잇따르고 있고, 심지어 이종업체의 총판조직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닥터웹’ 엔진을 수입해 ‘바이러스체이서’를 내놓은 뉴테크웨이브는 지난 9월 스캐니글로벌에 팔렸고, 루마니아 ‘비트디펜더’ 엔진을 활용해 ‘알약’을 제조한 비전파워는 개발인력을 분사해 이스트소프트에 넘기고 총판조직으로 전락했다. 또 러시아 ‘카스퍼스키’ 엔진을 들여온 지오트는 카스퍼스키가 직접 한국에 지사를 세운 이후 경영난에 빠져 최근 사업을 정리했으며, 인도의 백신엔진을 수입해 사업을 한 김랩도 폐업했다. 외국산 백신엔진 수입업체들이 이처럼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원천 기술력을 확보하지 않은 채 외국산 백신엔진의 명성에만 의존한 마케팅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안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산 백신엔진 수입 업체들은 원천기술이 없는데다 사후 서비스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결국에는 소비자들이 이들 회사의 제품을 외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외국산 백신엔진의 무분별한 수입이 국내 중소기업 뿐 아니라 사용자들에게도 피해를 줄 우려가 높단 점이다. 실제 지난 해 12월 출시된 이스트소프트의 알약은 지금까지 약 1년간 자기보호기능이 없어 수 차례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야 이달 들어 뒤늦게 해당 기능을 추가했고, 네이버 PC그린의 경우 상용 버전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서비스되는 알약과 PC그린 등은 외국산 본래 제품에서 상당 부분의 기능을 제외한 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오진 시에는 외국 엔진 제공업체에게 샘플 등을 제공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외국산 엔진을 로열티 주고 사와서 무료 또는 헐값이 시장에 뿌리는 것이 국내 보안시장 전체를 왜곡하고 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산 백신엔진을 공급하다 사라져간 군소 수입업체들은 단기적인 비즈니스 성과만을 노리고 시장에 들어왔기 때문에 실패했다”며 “핵심 기술 개발 없이 단기적인 마케팅에 치중하는 것은 기업은 물론 국내 정보보안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이롭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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