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남미와 유럽의 2파전이 되겠죠" 2006년 7월10일 오전 3시(한국시간). 전세계 65억 시청자들의 긴장된 눈은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 자리잡은 올림피아슈타디온으로 쏠린다.
2006독일월드컵 축구대회 대망의 결승전이 펼쳐지는 올림피아슈타디온에는 경기시작 전부터 7만3천 석의 관중석을 꽉 채운 축구팬들의 열광적인 함성이 울려 퍼지면서 지구촌 축구축제의 절정을 알린다.
마침내 국제축구연맹(FIFA)의 페어플레이 깃발이 먼저 경기장으로 들어서고 연이어 피 말리는 '축구전쟁' 끝에 결승전에 오른 영광의 두 팀의 국기에 뒤를 이어 22명의 선수들이 잔뜩 긴장한 채 그라운드에 들어선다.
그렇다면 전 세계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승 트로피를 독일의 밤 하늘에번쩍 들어올릴 영광을 안게 될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국내 축구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꼽는 우승 1순위는 축구팬들의 그것과 다름이없다. 바로 월드컵 2연패와 더불어 노랑 유니폼에 6번째 별을 노리는 '삼바 축구'브라질이다.
신문선 SBS해설위원은 "이번 월드컵 역시 남미와 유럽의 2파전이 될 것"이라며"한때 개최 대륙에서 우승팀이 나온다는 징크스도 이제는 없어졌다"고 설명한다.
신 위원은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의 선수들이 유럽에서 많이 뛰고 있기 때문에예전처럼 시차나 원정경기의 의미가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서형욱 MBC해설위원 역시 "브라질이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라고 지목하면서 "유럽에서 어떤 팀이 대항마로 나오느냐의 문제"라고 밝혔다.
신 위원과 서 위원이 브라질의 맞상대로 꼽은 결승 파트너의 '최대공약수'는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와 '축구종가' 잉글랜드다.
서 위원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라인업이 좋을 뿐 아니라 공수와 미드필더의균형이 잘 맞아있다"며 "경험이 많은 수비수와 젊은 공격수의 조화가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잉글랜드는 현재의 멤버만 본다면 훌륭한 전력이긴 하지만 골절상을당한 웨인 루니의 회복이 관건"이라며 "그동안 루니를 중심으로 다양한 공격전술을가다듬어 왔는 데 구심점이 빠진 게 아쉽다"고 진단했다.
전 세계 도박사들도 이구동성으로 우승후보로 뽑는 브라질이지만 험난한 가시밭길을 뚫어야 한다.
브라질은 크로아티아, 호주, 일본와 함께 F조에 속해 있어 '다크호스'로 불리는크로아티아와 자존심을 건 조 1위 싸움을 펼쳐야 한다.
브라질이 조 1위를 차지하게 되면 16강 맞상대는 E조(이탈리아, 가나, 미국, 체코) 2위가 된다. E조 역시 유력한 우승후보 이탈리아가 버티고 있어 체코의 2위가점쳐진다.
브라질로서는 유럽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통하는 '백전노장' 파벨 네드베드(유벤투스)가 버티고 있는 체코의 반격을 넘어야만 한다.
브라질이 8강에 오르면 한국과 맞붙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국이 G조 2위로 16강에 오르면 H조(스페인, 우크라이나, 튀니지, 사우디 아라비아) 1위와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러면 한국과 스페인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8강전에 이어 4년 만에 월드컵본선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4년 전의 행운과 실력이 다시 한번 아드보카트호와 함께 할 수 있다면 한국은브라질의 결승 진출을 저지할 마지막 복병이 될 수도 있다.
축구 전문가들이 꼽은 유럽의 강호들이 속속 8강 대열에 합류만 한다면 잉글랜드(B조)-포르투갈(D조), 이탈리아(E조)-프랑스(G조)가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8강전부터는 섣불리 경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팀들의 전력이 비슷할 뿐 아니라 조별 예선과 토너먼트를 치르면서 어느 팀에서 부상자들이 얼마나 생기느냐에승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공은 둥글다. 어디로 굴러갈 지 예측하기 힘든 만큼 월드컵 우승을 향한 32개월드컵 본선 진출국들의 꿈은 한결같다. 바로 '우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