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금·구리·니켈등 원자재도 추락 도미노

금 하루새 3.5%하락 2개월래 최저·구리는 4.6%나<br>인플레압력 가중속 美 성장둔화 빨라 하락 부채질<br>"당분간 하락" 전망에 "일시 조정" 주장도 만만찮아




금·구리·니켈등 원자재도 추락 도미노 금 하루새 3.5%하락 2개월래 최저·구리는 4.6%나인플레압력 가중속 美 성장둔화 빨라 하락 부채질"당분간 하락" 전망에 "일시 조정" 주장도 만만찮아 송영규기자 skong@sed.co.kr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는 것은 ▦세계 경기 둔화 가능성 ▦이란 핵 위기 등 지정학적 위험 완화 ▦대안투자 확대로 투기자금 이탈 등 시장 부담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5개월 내 최저 수준을 기록한 데 이어 금ㆍ구리ㆍ니켈 등 핵심 원자재의 주요 지지선도 일제히 붕괴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1년부터 5년간 계속돼온 원자재 '슈퍼랠리'가 끝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원자재지수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뚝=원자재 상품 가격을 나타내는 로이터CRB지수는 11일(현지시간) 직전 거래일보다 2% 떨어진 290.2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005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로이터CRB 지수는 원유ㆍ비철금속ㆍ곡물 등의 대표 상품 19개의 가격을 평균한 수치다. 특히 원유ㆍ구리ㆍ금 등 대표 원자재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원유의 경우 불과 한달 만에 11.8%나 뒷걸음질치며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유가 하락은 다른 상품 가격의 '도미노 추락'을 촉발했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금은 직전 거래일보다 3.5%(21.06달러) 떨어진 온스당 589.74달러를 기록, 2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금값이 600달러선 밑으로 처진 것은 지난 6월29일 이후 처음이다. 경기흐름에 가장 민감한 구리는 3개월물이 직전 거래일에 비해 톤당 7,460달러로 4.6%(360달러)나 곤두박질쳐 단기 지지선인 7,500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이는 사흘간 무려 7.3%나 떨어진 것이다. 오드 미넷의 론 카메론 애널리스트는 "이란 등의 긴장이 완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시장을 빠져나가고 있다"며 "이것은 상품시장에서 5년간 지속된 랠리가 종료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판매자 시장'서 '구매자 시장'으로 전환= 원자재 가격 하락의 원인은 수요 위축에 따른 시장주체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5월 이전까지만 해도 원자재 시장은 '상품의 공급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판매자 시장'이었다. 하지만 미국과 세계 경제가 최근 급속히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가격 결정의 주체가 '소비자'에게 넘어갔다.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인 미국은 올 하반기 이후 '스태그플레이션' 전망까지 제기될 정도로 성장이 둔화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중순 발표 예정인 '세계 경제 전망'에서 세계 경제가 올해 5.1% 성장하겠지만 내년에는 4.9%로 성장률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세계은행은 내년 성장률을 이보다 더 낮은 4.5%로 내려 잡았다. 이외에도 최대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이 두 차례에 걸친 금리인상과 지불준비율 상향을 단행하는 등 강력한 긴축정책을 통해 성장전략에 제동을 건 것도 가격하락을 부추기는 역할을 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에너지기구(IEA)도 12일 발표한 월례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석유수요가 하루 8,470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달 예상치보다 하루 10만배럴 줄어든 규모다. 내년도 석유 소비도 당초 예상치 보다 하루 16만배럴 줄어든 하루 8,620만배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레바논 전쟁이 종식되고 서방의 이란 제재 가능성이 줄어드는 등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되고 상품시장을 휘젓던 투기세력들이 주식시장이나 환율시장 등 다른 수익원을 찾아 나선 것도 원자재가 힘을 못 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격하락 대세 속 일시조정 주장도 강해=시장에서는 5년간 지속돼온 강세기조가 꺾이면서 당분간 원자재 값이 하락세를 면키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유의 경우 중기적으로 50달러까지, 구리 등 비철금속은 5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카젬 바지리 하마네 이란 석유장관은 11일 "환경적 요인을 제외한 이상적인 유가는 50~60달러선"이라고 말해 배럴당 50달러까지 유가 하락을 용인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모건스탠리의 에릭 채니 이코노미스트도 "시장에서 구조적인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며 "원유 가격은 2~3년 내 5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IMF 역시 최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구리와 알루미늄 가격이 5년 내 최고 57%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해 강세장이 끝났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이 시장의 주기적 조정일 뿐 장기 추세로 굳어진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스타인버그 글로벌애셋 매니지먼트의 리처드 스타인버그 사장은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지금이 매수 기회"라며 "아직 상품 랠리가 끝났다고 말하기는 이르다"고 주장했다. 입력시간 : 2006/09/1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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