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9만원짜리 골프채가 50만~60만원으로 둔갑

골프용품 수입업체 가격담합 적발

골프용품 수입업체들이 최저 판매가격을 정하는 등 업체 간 담합을 통해 9만원에 수입되는 수입 골프채를 50만~60만원짜리로 둔갑시켜 소비자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10억원대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골프용품 판매시장에 관행화된 수입업체들의 가격담합 행위가 적발됨에 따라 가격경쟁과 함께 소비자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공정위는 9일 5개 골프용품 수입업체가 판매대리점에 최저 판매가격을 제시한 뒤 이를 지키라고 강요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11억1,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과징금은 한국캘러웨이골프가 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테일러메이드코리아(2억8,500만원), 아쿠쉬네트코리아(2억원), 덕화스포츠(1억2,700만원), 오리엔트골프(1억600만원) 등의 순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3개 사 수입 드라이버(아시안 스펙)의 권장소비자가격은 45만~60만원으로 도매가 29만7,000~35만2,000원보다 크게 높았다. 반면 미국에서 직접 판매되는 제품(US 스펙)은 도매가가 19만8,000~25만3,000원, 권장소비자가격이 27만~39만9,000원으로 가격차이가 크지 않았다. 공정위는 수입업체들이 국내 판매대리점에 골프용품의 최저 판매가격을 지정하고 이를 준수하도록 강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징금이 부과된 업체들은 지속적인 감시망을 구축해 판매가격을 지키지 않는 것이 확인되면 대리점에 경고ㆍ출고정지ㆍ거래중단 등의 불이익을 줬다. 일부 대리점은 이 과정에서 재판매 가격유지 정책의 강력한 실행을 요구하거나 상호감시 등을 통해 가격을 유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업체들은 높은 판매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대리점의 도매행위를 금지하고 거래 상대방을 소비자로 제한하는 등 구속조건부 거래도 병행했다. 공정위는 이번에 조사한 7개 업체 가운데 혼마골프왕도는 계약서상 재판매가격 유지 조항이 있었으나 출고정지 등의 구체적인 제재 사실이 발견되지 않아 시정명령만 내렸으며 프로기아 한국지점은 계약서 관련 조항을 자진 시정해 경고 조치만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골프용품 수입업체 제재조치는 한국소비자원이 조사, 발표한 수입품목의 국내외 가격조사 과정에서 나타난 법 위반 혐의를 시정한 첫 사례”라며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 나머지 업체에 대해서도 공문 발송 등을 통해 시정을 유도하고 앞으로 법 위반 행위가 발견되면 엄중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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