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시무식 폭력' 노조간부 고소
"노조 횡포 좌시못해…원칙대응 강한 의지"현직 위원장 고발은 이례적…노조대응 기조 변화 조짐
울산=곽경호 기자 kkh1108@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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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현대차의 마지막 기회
폭력행사 노조간부에 손배소 추진
“노조가 변할 때까지 법대로, 원칙대로 밀고 나가겠다.”
현대자동차가 연초부터 터진 시무식 폭력사태 및 잔업거부 등 노조의 끝없는 횡포에 대해 확연하게 달라진 강경대응 방침을 고수하고 나섰다.
현대차의 이 같은 노사기조 변화는 지난해 10여차례의 정치파업에다 지난 3일 벌어진 윤여철 사장 폭행사건 등을 계기로 더 이상 노조의 폭력적ㆍ대립적 노선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그동안 잘못 채워진 노사관계를 앞으로는 확실히 바로잡겠다는 회사측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시무식 폭력을 주도한 박유기 노조위원장 등 노조 간부 22명을 폭력혐의로 4일 경찰에 고소했다. 사측은 특히 지난달 28일부터 잔업 및 특근거부를 지시한 박유기 노조위원장 등에 대해서는 업무방해혐의를 추가, 경찰에 고발하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폭력 노조 간부들의 고소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지만 잔업거부 등을 이유로 현직 노조위원장을 고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여서 향후 회사측의 대노조 대응기조에 확실한 변화가 일고 있음을 가늠케 하고 있다.
현대차가 이처럼 노조에 대한 강경대응 방침을 정한 것은 더 이상 노조에 끌려 다닐 경우 올해 예상되는 최악의 경영위기를 넘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이에 따라 노조 간부들에 대한 형사고소와는 별도로 이번 성과급 50% 차등지급 문제에 대해서도 원칙대로 엄정히 밀고 나가기로 했다.
회사측은 이날 “성과급 문제 특별 교섭을 갖자”는 노조의 제안을 거부했다. 윤여철 현대차 사장은 이날 노조의 특별교섭 요구를 거부하며 “성과급 차등지급의 원칙은 끝까지 지킬 것이며 노조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고소는 물론 반드시 손해배상 책임도 묻는 등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윤 사장은 특히 이날 전 직원들에게 보낸 가정통신문을 통해 회사의 위기상황에서 더 이상 노조의 횡포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전달했다.
윤 사장은 “회사가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을 가지고 파업을 계속하는 노조의 모습을 회사는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생산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모든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회사가 받은 그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이어 “고객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무엇보다 우리 회사의 가장 큰 위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는 성과급 차등지급에 반발한 노조의 잔업 및 특근거부로 지난달 28일부터 닷새간 모두 4,472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724억원의 생산차질액이 발생했다.
입력시간 : 2007/01/04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