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동양 법정관리 그룹운명은] 동양매직·파워 매각 지연에 만기 CP 상환자금 마련 못해

■ 현재현 회장 왜 법정관리 택했나

현재현

지난 1983년 1월 34세의 나이로 동양시멘트 사장에 취임한 현재현(사진) 동양그룹 회장은 사위가 그룹의 대권을 물려 받은 첫 사례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그로부터 취임 30년 만에 현 회장은 그룹 해체 위기에 몰리면서 벼랑 끝에 서게 됐다.

앞서 현 회장은 애셋풀링(패키지 자산유동화)과 개별 매각 등 투트랙 전략을 쓰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투를 벌였다. 하지만 동양매직 매각이 지연되고 국내 모 기업 한 곳과 진행했던 동양파워(삼척화력발전소) 지분매각 및 자산유동화 협상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매월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 상환을 위해서는 시간이 생명. 촌각을 다투며 진행됐던 두 건의 대형 빅딜이 어렵게 되면서 법정관리라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과정에서 현 회장은 직접 상대방 최고경영자(CEO)와 회장들을 만나는 등 동분서주했으나 결국 긴급 자구책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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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인 29일에도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에 출근한 그는 주요 임원들에게 법정관리 이야기를 전달했다. 그 뒤 동양은 30일 이른 아침에 3개 계열사의 법정관리를 전격 발표하기에 이른다. 현 회장의 결정이 워낙 전격적으로 이뤄져 일반 임직원들은 사실조차 거의 알지 못했다.

현 회장은 보도자료에서 "구조조정 작업에 매진해준 임직원들과 고객들에게 회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다. 그는 이날 을지로 사옥으로 출근하지 않고 시내 모처에 머무르며 상황을 체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법학과 출신으로 사법고시 12기 출신의 촉망 받는 검사로 사회에 첫발을 디뎠다. 그 뒤 1976년 동양그룹 창업주인 고 이용구 회장의 맏딸 이혜경(현 동양그룹 회장)씨와 결혼한 뒤 이듬해 동양시멘트 이사로 그룹에 합류했다.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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