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더빙의 '위력'··· 카툰네트워크, 더빙 서비스후 시청률 4배 상승

FTA협상서 규제완화땐 CNN등 美유력채널 국내 방송시장 잠식 우려



한미FTA 협상에서 미국 측이 해외 재전송 채널의 더빙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외 재전송 채널에서 지난 해 11월 국내 법인으로 전환한 카툰네트워크의 시청률이 더빙을 시작한 뒤 급상승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FTA 협상에서 우리 정부가 더빙 규제를 완화할 경우 미국 유력 채널이 국내 채널의 큰 경쟁상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청률 조사업체인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 카툰네트워크의 시청률(스카이라이프 기준)은 0.173으로 15위를 차지했다. 우리말 더빙을 하기 전 이 채널의 시청률은 0.04~0.05 정도로 순위는 40위 권이었다. 그러던 게 지난 해 11월 11일 국내 법인 개국과 동시에 더빙 서비스를 시작하자 시청률이 4배 가량 오른 것. 김동현 투니버스 편성팀장은 “미국 애니메이션이라도 더빙만 잘 해 놓으면 큰 인기를 끌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카툰의 경우 미국 카툰네트워크와 워너브라더스의 품격 높은 작품이 많아 경쟁력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는 디즈니 채널에서도 나타난다. 디즈니는 해외재전송 채널이기는 하지만 하나TV에 VOD 형식으로 프로그램을 공급할 때는 더빙 버전을 함께 제공한다. 시청자의 기호에 따라 우리말로 더빙된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것. 하나TV 관계자는 “디즈니의 프로그램은 ‘뽀롱뽀롱 뽀로로’, ‘방귀대장 뿡뿡이’ 등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 중 하나”라고 밝혔다. 미국 측이 FTA 협상에서 더빙 완화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도 결국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CNN, 디스커버리 등의 유력 채널의 경우 콘텐츠의 질이 높고 그 양도 많아 더빙만 허용된다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선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반면 국내방송 관계자들이 끊임 없이 더빙 규제 완화 등을 포함한 방송 시장 개방 불가를 주장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에 대해 김영모 FTA 협상단 서비스분과장은 “아직 협상 중이라 세부 내역을 밝힐 순 없지만 미국 측의 방송 시장 개방 요구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게 대표단의 공식 입장”이라며 “방송계 측에서 정부가 방송 개방을 할 수 있다는 소식을 자꾸 흘려 오히려 미국 측이 이를 빌미로 강하게 개방 요구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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