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APEC회의 이모저모(밴쿠버 통신)

◎“통화위기 탈출 시급” 각국정상들 한목소리○…김영삼 대통령을 비롯한 18개 APEC 회원국 정상들은 25일 상오 밴쿠버 무역센터에서 APEC 기업인 자문위원회(ABAC) 위원들과의 대화에 참석. 이날 대화는 자문위원들이 그동안의 협의내용을 분야별로 나눠 보고한 뒤 정상들이 관심분야에 대해 코멘트하는 형식으로 1시간 20분 동안 진행. 김대통령은 중소기업 부문에 언급, 『이번 ABAC의 권고안은 기업인들의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한 귀중한 정책건의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APEC 중소기업 네트워크 구축, 중소기업 금융확대를 위한 협의회 개최 등은 중소기업의 쾌적한 기업활동 여건을 조성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제안』이라고 평가. ▲마닐라 실행계획(MAPA 96)에 대한 평가와 국경간 이동 원활화 ▲인프라 투자촉진 및 자본시장 육성 ▲경제기술 협력 및 중소기업부문 등 3개 주제로 나눠 전개된 이날 대화에서 각국 정상들은 특히 자본시장 육성부문의 토론을 통해 한국 및 동남아의 금융위기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여 정상회의에서도 이 분야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전개될 것임을 강하게 예고.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는 『동남아 국가들의 금융불안으로 최소한 5천억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역내 선진국 입장에선 그만큼 시장을 잃는 결과이므로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설명. 이어 세디요 멕시코대통령, 강택민 중국국가주석, 클린턴 미 대통령, 하시모토 일본총리 등도 잇달아 관심을 표명하며 『지역내 통화위기가 안정돼야 경제의 지속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 『내일 정상회의에서 보다 심도있게 논의하자』고 입을 모았다는 후문. ◎클린턴 “한국입장 지지” 금융지원 등 협조 약속 ○…김대통령은 이에앞서 한일, 한중정상회담에 이어 빌 클린턴 미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의 금융위기와 4자회담 본회담개최에 따른 양국간 공조방안을 논의. 워터프론트 호텔에서 25분간 열린 이날 회담에서 김대통령은 먼저 전날 클린턴대통령이 크레티엥 캐나다총리, 고촉통 싱가포르총리 등과 골프회동을 한 것을 거론하는 등 잠시 환담. 곧이어 클린턴대통령은 바쁜 일정을 쪼개 만난 탓인지 『시간이 없으니 두가지만 말씀드리겠다』며 단도직입적으로 ▲4자회담 본회담 개최 ▲한국 금융위기 등 2가지 주제에 관해 자신과 미국정부의 입장을 피력. 클린턴대통령은 특히 한국 금융위기와 관련, 김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IMF) 자금지원 신청 등 우리 정부가 취한 조처 및 금융시장 안정대책 등을 설명하자 『한국입장을 적극 지지하겠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답하는 등 최상급 수식어를 써가며 적극적인 지원을 다짐. 클린턴대통령은 김대통령의 임기가 3개월 남은 것을 고려한 듯 『민주적으로 당선된 민선대통령인 각하와 지난 5년간 같이 일해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김대통령과 8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졌던 지난 시절을 회고하기도. 우리측 배석자들은 이날 회담이 서로 「고별인사」를 나누는 자리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언. 한미 양국은 당초 회담을 26일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장소인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인류학 박물관에서 가질 예정이었으나 회담장이 협소하고 복장이 적당치 않다는 지적에 따라 일정을 하루 앞당겨 이날 전격적으로 가졌다. 한편 의장국인 캐나다의 크레티엥총리와 김대통령을 비롯한 18개 회원국 정상 및 지도자들은 25일 오전 팬 퍼시픽 호텔에서 정상회의 의제설명회를 가짐으로써 제5차 APEC 밴쿠버 정상회의를 개막. 김대통령은 참가국 정상들의 국가명 알파벳 순서에 따라 8번째로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직전에 열린 한미정상회담이 길어지는 바람에 14번째로 입장. 클린턴 대통령도 김대통령보다 4분 뒤에 16번째로 걸어서 입장.<밴쿠버=유석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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