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아시아자동차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브라질에 물어야할 2억달러의 위약금이 복병으로 떠올랐다.
27일 현대와 아시아자동차에 따르면 아시아자동차가 현지투자 약속을 번복한 대가로 브라질 정부에 지불해야할 위약금 규모는 약 2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정부는 외국업체가 현지에 공장 설립약속을 할 경우 고율의 관세에 대한 감세혜택을 주는 대신 약속을 이행치 못할 경우 기존 혜택금액외에 추가로 벌칙금을 내야 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
아시아는 현지합작회사인 「아시아 모터스 도 브라질(AMB)」를 통해 오는 99년말 완공을 목표로 브라질 바이아주(州)에 총 4억달러를 들여 연산 6만대 규모의 「토픽」과 「타우너」공장 건설을 추진키로 하고 지난 96년 5월부터 약 7,000만덜러의 관세 혜택을 받아왔다. 그러나 97년8월8일 공사에 들어간 이 공장은 현지의 극심한 경제침체와 아시아자동차의 부도로 설립자체가 무산돼 기공식 이후 투자는 전면 보류됐고 혜택받은 관세의 환급은 물론 벌금까지 포함해 약 2억달러를 물어될 상황에 몰렸다.
브라질 정부는 계약서 조항을 들어 99년말까지 당초 예정했던 투자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관세감면혜택을 받은 차량의 FOB(본선인도)가격의 120%를 위약금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조항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하는 한편 지난 4월 이후에는 관세혜택도 잠정 중단했다.
현대측은 이와관련, 『사업주체가 변해도 계획대로 투자한다면 위약금문제는 해결되지만 문제는 현지 경제사정으로 대규모 투자를 해 공장을 지을만한 여건이 되지 못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IMF(국제통화기금)지원 임박설이 나올 정도로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벤츠 등 외국업체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어와 진입해 있어 시장성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현지딜러를 통해 그레이스 공장 설립을 추진했으나 이 투자를 전면 보류한 것도 이같은 사정에 따른 것이다.
현대측은 이미 이같은 브라질사업의 문제점을 파악해 기아와 아시아자동차 입찰제안서에 브라질 사업에 대한 법정책임면제를 부대조건으로 내걸은 것으로 알려져 「브라질 위약금」을 놓고 채권단과 어떤 해법을 찾게될지 주목되고 있다.【정승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