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금융시장 다시 흔들리나

고유가·주택경기 부진등 여파 다우 지난주 3.9% 급락<br>FT "5월엔 주식 팔고 떠나라는 월가속담 회자"<br>70년 오일쇼크이후 장기 경제침체 "재연 가능성"


최악의 신용경색에서 벗어나는가 싶었던 미국 금융시장이 고유가 및 주택경기 악화의 여파로 다시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고유가와 주택경기 부진으로 뉴욕증시 투자자들 사이에 “5월에는 (주식을) 팔고 떠나라”라는 월가의 속담이 회자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증시가 전통적으로 연초에 상승랠리를 보이다 여름이 시작되는 5월 이후 주춤거리고 연말에 다시 오르는 경향을 일컫는다. 다우존스지수는 지난 한 주간 3.9%나 급락, 주간 단위로는 2월 초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도 한 주간 3.3%나 하락했다.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다시 냉각된 것은 국제유가 상승과 주택경기 부진으로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보여주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VIX)지수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VIX지수는 15일 올해 최저인 16.30으로 떨어졌다가 23일 19.55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고유가에 따른 경기침체가 신용위기 때보다 더 클 수 있다며 1970년 오일쇼크와 같은 세계경제 침체가 재연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미국은 이미 경기침체 상태”라며 “사람들의 예상보다 더 깊고 오래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신용위기의 충격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금융경색이 재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FT는 “전세계의 눈이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걱정거리인 인플레이션 진행과정에 쏠려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크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35달러를 돌파하면서 시장의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유가의 공포가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게 만들고 기업들의 수익성을 떨어뜨려 결국은 경기성장률이 하락한다는 얘기다. 씨티그룹의 토바이어스 레브코비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잠재적인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인상하면 주식시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릴린치는 “인플레이션은 세계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며 “중요한 것은 얼마나 더 지속될지와 시장과 각국 정책 입안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여부”라고 진단했다. 미국 금융시장 안정 여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주택경기는 아직도 하락세를 멈추지 않아 투자심리를 옥죄고 있다. 전미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4월 미국의 기존주택 매매건수는 전월 대비 1% 줄어든 489만채를 기록,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이는 10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재고가 급증하면서 집값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나 주택경기가 여전히 침체에 빠져 있음을 드러냈다.

관련기사



김정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