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전설적인 투자자 밀러 30년 운용 펀드 손뗀다

'레그 메이슨…' 매니저 내년 4월에 물러나기로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빌 밀러(61)가 30년 가까이 운용해온 자신의 대표 펀드에서 손을 뗀다. 17일(현지시간) 밀러는 레그 메이슨 밸류트러스트 펀드 매니저를 내년 4월 그만두고, 회장직만 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후임은 지난 2005년 채용돼 지난해 이 펀드의 공동 운용자에 오른 샘피터스가 맡게 된다. 밀러는 한 인터뷰에서 "이젠 다음세대에 넘길 때가 됐다"이라며 "그러나 나는 '라스트 모히칸'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밀러는 지난 1982년부터 레그 메이슨 밸류 트러스트 펀드를 운용해왔으며 지난 1991년부터 2005년까지 15년 연속으로 S&P500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기록해 유명해졌다. 당시 밀러는 기술주와 금융주에 대한 대담한 투자로 연평균 14%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 S&P 500의 연평균 수익률 3.67%를 크게 앞질렀다. 이에 따라 그는 유명 비즈니스 잡지의 표지를 장식했고 피델리티의 피터 린치, 뱅가드 그룹의 존네프 등과 같은 전설적인 투자자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밀러의 수익률은 2006년 이후 올해까지 6년중 2009년을 제외하고는 S&P 500의 수익률을 밑도는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주택버블 붕괴를 예상하지 못한 채 지난 2005년부터 주택업체의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했고, 금융위기 때는 와코비아, 베어스턴스, 프레디맥, 아메리칸인터내셔널(AIG), 시티그룹 등 금융주에 집중투자해 큰 손실을 봤다. 2008년 그는 "위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며 "내가 순진했다"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지난 2005년 197억달러에 달했던 레그 메이슨 밸류트러스트 펀드의 규모는 올해 28억달러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올들어 현재까지의 수익률은 -5.5%로 S&P500 지수의 -3.3%보다 크게 부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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