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또다른 이념공방 ‘불씨’ 예고

與 신강령 노선‘사회통합적 시장경제’ 제시<br>당내 비판 제기로 내달 최종안 발표까지 진통예상

강정구 교수 발언, 천정배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파문으로 정치권의 이념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내놓은 당의 좌표가 또 다른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당은 20일 신강령기초위원회 주최로 공청회를 열고 ‘사회통합적 시장경제’를 핵심으로 하는 신강령 개정의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사회통합적 시장경제’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고용ㆍ복지확대, 소득재분배를 통한 양극화 해소를 뜻하는 것으로, 시장자유주의 강화ㆍ정부 개입 축소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노선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우리당의 이 같은 신강령 기조는 지금껏 표방해온 ‘중도개혁’노선의 이념적 지향성이 선명하지 못한데다 지지기반인 서민ㆍ중산층의 정당이라는 이미지도 심어주지 못해 지지층 이탈과 당 지지도 하락을 불러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당의 이번 기본 노선 제시가 정당간 이념ㆍ정체성 차별화가 모호한 현실에서 의미있는 시도로 평가되지만 정치적 대척점에 서 있는 한나라당으로부터 ‘좌편향’이란 공세의 빌미를 줘 소모적인 이념 공방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 벌써부터 참여정부 초기의 ‘성장ㆍ분배’논란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당 신강령 기초위원회의 한 의원은 “본질과 무관하게 자칫 좌파적 전체주의 정책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고민의 일단을 내비쳤다. 당내 진보진영에서도 “개념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최종안을 확정, 내달 11일 창당 2주년을 맞아 공식 발표할 때까지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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