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 아파트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착한 분양가'가 사라지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건설사들이 미분양을 우려하며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웠던 것과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새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심화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와 청약 1순위 자격 완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이 맞물리며 시장 여건이 개선되자 업체와 조합들이 분양수익 극대화를 꾀하는 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분양가 상승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성동구에서 분양한 '신금호파크자이' 84㎡의 기준층 분양가는 6억8,200만원이었다.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전인 지난 3월 성동구에 공급된 '왕십리3구역센트라스' 84㎡(8~14층·6억3,350만원)에 비해 4,850만원이나 비싸다. 각각 금호동과 상왕십리동으로 입지 차이가 있지만 같은 자치구 내에서 분양금액이 한달 사이 5,000만원가량 오른 것이다.
지난주 모델하우스가 문을 연 서대문구 '이편한세상신촌'도 마찬가지다. 북아현1-3구역을 재개발한 이 아파트 59㎡의 분양가는 5억7,410만~5억8,850만원으로 같은 자치구 내 비슷한 입지(북아현1-2구역)에서 지난달 분양한 '아현역푸르지오' 59㎡(5억595만~5억4,775만원)보다 4,000만원 이상 높게 책정됐다. 주변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지만 소형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2,321만원에 달해 올해 서울 분양단지 중 최고 수준이다.
이 같은 분양가 상승세는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만가구 이상 공급이 예정된 동탄2신도시의 3.3㎡당 분양가는 지난해 970만원에서 1,133만원으로 16.8% 상승했고 용인시 역시 같은 기간 1,017만원에서 1,147만원으로 12.8% 뛰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특히 올 들어 개별단지별로 지난해 평균 분양가를 뛰어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분양가 경쟁력을 높이기보다는 입지나 브랜드 등을 더욱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이 일반화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