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는 지난 1일 올해 처음 출전한 PGA 투어 대회 혼다 클래식에서 이틀 합계 7오버파 147타의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컷오프 됐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0·미국)는 잦은 부상과 샷 난조로 위용을 잃고 투어 활동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왼손 지존' 필 미컬슨(45·미국) 역시 4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플레이의 예리함과 화려함이 덜해졌다.
스타들의 부진 속에 2014-2015시즌 14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2승 기록자 없이 각기 다른 챔피언이 배출됐다. PGA 투어의 성공에는 골프 스타들의 특출한 기량과 이에 대한 팬들의 숭배가 밑받침됐지만 최근에는 '우승컵 나누기' 식의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개성파 골퍼와 독특한 스윙이 사라졌다는 점도 흥미를 반감시킨다. 첫 대중적인 골프 스타로 등장한 보비 존스는 우아하면서도 파워풀한 스윙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TV 중계가 보편화한 후 아널드 파머와 잭 니클라우스는 비교과서적인 스윙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현대로 접어들어 미컬슨을 비롯해 짐 퓨릭의 '8자 스윙', 버바 왓슨의 자유분방한 오버 스윙 등이 팬들의 눈길을 끌었지만 그 이후로는 돌연변이 같은 테크닉의 명맥이 끊어졌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최근 좋은 체격을 가진 젊은 선수들이 골프 장비 기술에 힘입어 호쾌한 샷을 날리지만 이들 대부분은 기계로 찍어낸 붕어빵처럼 똑같은 교과서적 스윙을 하고 있다는 것. 과거 치치 로드리게스나 리 트레비노 등의 반항아 기질이나 우즈처럼 그라운드에서 포효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없게 됐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 속에 PGA 투어의 TV 시청률도 우즈 시대 이후 하락하는 추세다. 2006년 이후 PGA 투어 대회 수가 늘어나 세계랭킹 100위 밖 선수들이 갑작스럽게 우승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팬들의 관심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 코스(파70)에서 열린 혼다 클래식 4라운드는 일몰로 경기를 다 끝내지 못해 현지시간 월요일로 순연됐다. 각각 9번홀과 7번홀까지 마친 폴 케이시와 이언 폴터(이상 잉글랜드)가 중간합계 7언더파로 공동 선두에 자리했다. 1월 현대 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에서 우승한 패트릭 리드(미국)가 7번홀까지 6언더파를 마크해 공동 선두를 1타 차로 추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