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배아프다면 사촌이 논샀느냐고 비아냥댄다. 남 잘되는 일은 못봐주는 일부 한국인 때문에 생긴 속담이다. 하지만 우리는 화폐에도 그려진 세종대왕에 대한 용비어천가를 안심찮게 갖고 있는 민족이다.지난번 송파문 학회(회장 유재용)가 주최한 회원(시인 김성순)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기념회 주인공은 「살림 잘하는 남자」의 저자로 관내 기관장이었다.
문인겸 행정가가 보는 사회는 어떠한가 싶어 그날밤에 독파해버렸다. 그 능수능란한 행정문화의 소프트웨어에 끌려들어서였다. 자신이 노력하지 않고 잘된 사람을 비웃는 타성부터 버려야 된다면서, 선거법 통에 민원상담은 고사하고, 체육행사며 소년소녀 가장돕기, 심지어 분기별로 실시하던 주민대상의 교양강좌마저 중단시켜야만 했던 안타까움도 털어놓았다.
한가족 입장에서 종교·직능·법인, 또는 순수 민간단체를 포함해서 법보다 따뜻한 인간애를 나누려는 의도가 무산된 아쉬움이었을 것이다.
침공당한 희랍문화에 예속되고마는 로마의 강성문명은 요즘의 점보제트기나 매머드 공단같은 시설과 다름없는 것들이다. 결국 인간의 심성을 움직이는 것은 자그마한 공간인 주택문화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하는 올슨 호트박사(스웨덴 스톡홀름대)도 있다.
가정과 사회는 그래서 밀접한 수평관계에 있다. 별 할 일이 없는데도 윗사람이 퇴근해야 따라 일어서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아이디어나 시책개발은 거의 직원들 머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지도자나 기관장은 개인의 능력파악은 물론, 정보 첨단 시스템 개혁에 앞장서 업무를 개선하고 시책을 개발해 나아가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이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쉴 수있는 분위기 문화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청사내 지하의 노래방이며 6층의 당구대 설치 등은 단순한 오락이나 여가선용이 아닌 직장에 애착을 갖게 하는 업무문화일 것이다.
또한 태아교실·청소년 스키캠프·유아 마라톤대회·실버악단·목발짚은 구청 수위·장애인 운전연습장·폐타이어 공원개설 등은 구호·지원보다는 자활능력의 길을 열어 빈곤세습화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처사라 하겠다. 기관장이 땀을 흘려야 시민이 편안하다는 「살림 잘하는 남자」의 내용에는 인기에 집착하면 일도 잃고 인기도 잃는다고 피력하였다.
이렇듯 지역정서를 순화하고 정서문화를 향상시키는 데에 남다른 창의성을 발휘하고 있는 송파문학회 회원인 시인 구청장의 용비어천가(?)에 배 아파할 사람은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