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경기회복 전망 '멈칫'

실업률 다시 오르고 기업투자도 안살아나순풍 속에 나가던 미국 경제 회복 전망이 멈칫거리고 있다. 실업률이 다시 오름세로 반전하는 등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리지 않고 있는데다 가계부채에 대한 이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본격적인 경기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최근 유가 급등세도 미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 시기가 당초 예상했던 금년 상반기 보다 상당기간 늦춰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노동 시장 여전히 불안 미 노동부가 지난 5일 발표한 3월 실업률은 5.7%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3월 실업률은 6개월내 최고치였던 지난해 12월의 5.8%보다 낮은 것이지만 전월에 비해서는 0.2%포인트나 상승했다. 고용 지표는 경기 변화를 뒤늦게 반영하는 후행지표지만 실업률 상승은 경기 회복세가 아직은 불안하다는 점을 부각시켜 주었다. 골드만 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월리엄 더들리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향후 전망을 낙관하지 못하고 있어 고용 시장의 개선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며 "감원은 둔화됐지만 취업의 급증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간의 경제회복 기조의 근간이 됐던 민간소비가 기업의 투자, 지출 증대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대수 경제 전문가들은 민간소비, 기업투자 등 모든 부문에서 청신호가 나와야 본격적인 경기 회복 단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계 채무이자도 급증 개인이 지불하는 가계 채무이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경기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온라인 경제정보 제공업체인 디즈멀사이언티스트는 "지난해 말 현재 가계와 개인의 가처분소득에서 채무 이자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4.4%로 지난 86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가처분소득 대비 이자지출 비율은 92년 이후 10년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들의 이자지출 부담이 늘어난 것은 90년대에 장기호황 국면을 맞아 주택 구입과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데다 개인들의 소비지출 또한 활발했기 때문. 최근 들어 모기지론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어 향후 가계의 이자 부담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 금리도 중장기적으로 인상될 전망이어서 카드론 등 소비자들의 부채이자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소비자들의 이자 상환액 증가는 결국 소비 위측으로 이어져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며 FRB의 금리 인상이 단기적으로는 없을 가능성을 점쳤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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