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8월 13일] 공직사회 전문성 높이게 될 특채 확대


60년 만에 고위공무원 채용방식이 대대적으로 손질됨에 따라 공직풍토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행정안전부가 마련한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현행 행정고시제도를 고쳐 내년부터 5급 공무원의 30%를 필기시험 없이 민간 전문가 중에서 채용하고 오는 2015년까지 50%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행 고시와 함께 '5급 전문가 채용시험'제도를 병행함으로써 고시를 거치지 않고도 전문가들이 고위공무원이 될 수 있는 길을 터주겠다는 것이다. 공채시험제도는 운영하되 행정고시라는 명칭은 없어지게 된다.


오랫동안 지속돼온 현행 고시제도는 관료사회에 우수한 인력확보를 가능케 함으로써 행정의 안정성을 높이고 높은 정책능력을 통해 단기간에 우리나라가 눈부신 발전을 이루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고시를 통한 엘리트 관료들의 높은 책임감과 헌신적인 노력은 과거 개발연대에 우리 경제가 고도성장을 구가할 수 있었던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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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건이 크게 달라졌을 뿐 아니라 현행 고시제도의 폐해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거대한 공직사회가 거의 전적으로 고시출신들에 의해 장악되고 관료주의가 팽배한 나머지 유연성과 창의성이 떨어져 행정서비스가 새로운 환경변화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산업화 초기와는 달리 지금처럼 전문성이 주요한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상명하복식 관료주의로는 정부의 효율성을 높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고시 일변도의 공무원 채용방식을 다변화시켜 전문성과 창의성을 갖춘 유능한 인력들이 공직사회에 많이 진출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고시제도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일부 개방직 제도를 운영해왔으나 일정 기간 고용이 보장되는 계약직인데다 수가 적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선진화 방안은 행정고시를 통하지 않고도 고위공직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대폭 넓힌데다 신분상의 차별을 없앰으로써 고시제도에 따른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많은 대학생들이 공무원시험에 매달리는 데서 오는 사회적 낭비를 줄이는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해서는 급격한 제도변화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장치 마련이 중요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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