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올해 기업 인수ㆍ합병(M&A)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린다. 국민연금은 특히 외환은행과 대우건설, LG카드 등 올해 M&A 시장에 나오는 대형 매물에의 투자 참여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국민연금의 한 고위 관계자는 19일 “올해 기업인수와 지분투자, 사회간접자본(SOC), 부동산투자에 최대 2조3,000억원의 자금을 집행할 것”이라며 “이 가운데 기업 M&A와 지분인수에 절반가량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기업 M&A와 지분 인수에 최대 1조원 이상을 집행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2,000억원)보다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국민연금이 이처럼 M&A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은 올해 주식에서 지난해처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힘든 데다 채권수익률도 금리+알파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보여 대체 투자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측은 “외환은행과 대우건설, LG카드, 하이닉스, 현대건설 등 올해 M&A시장에 나오는 대형 매물에는 재무적 투자자로서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투자 안정성ㆍ수익성과 함께 M&A 일정이 빨리 진행될 수 있는 한 곳을 골라 투자하고 주총을 통해 사외이사로의 경영참여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시장에 나와 있는 대형 매물은 그동안 가격이 많이 뛰었다는 점에서 조건이 좋은 한 곳을 골라 5,000억~6,000억원 정도를 투입하고 나머지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그룹들이 시장에 내놓는 비상장사 인수나 벤처기업,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에 투자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M&A건과 관련, 론스타가 3월 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희망하는 외환은행 M&A에 국민은행 또는 하나금융지주와 손잡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외환은행 매각일정이 상당히 유동적이라고 보고 오는 4월에 본입찰이 실시되는 대우건설 M&A 참여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M&A는 컨소시엄 파트너의 신용도와 중장기 투자자금 회수 가능성, 수익성, 대상물건의 가격 등을 따져 결정할 것”이라며 “인수기업에 대한 자금투자, 피인수기업 지분참여, CB(전환사채)ㆍBW(신주인수권부사채) 인수방안 중에서 유리한 쪽을 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이와 관련, 최근 H&Q, 신한 Private Equity, 산업은행, 엠비케이파트너스, 한일투신, AP Korea 등 5개의 국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를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