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시세조종 세력과 결탁해 주가 조작을 돕고 억대 뒷돈을 챙긴 혐의로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금융사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외국계 금융사 임직원이 불법 세력과 결탁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자본시장의 신뢰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26일 검찰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최근 서울 종로구 신문로 골드만삭스 본사와 중구 ING생명보험, 여의도 맥쿼리투신운용 본사 등 외국계 금융사 3곳을 일제히 압수 수색했다. 앞서 검찰은 골드만삭스자산운용(현 골드만삭스투자자문) 전직 임원인 A(49·현 컨설팅 업체 대표)씨를 붙잡아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지난 2011년 시세조종 세력이 끌어올린 코스닥 상장사인 동양피엔에프 주식을 맥쿼리투신운용(옛 ING자산운용)과 ING생명보험 등 외국계 금융사에 팔아넘길 수 있도록 알선하고 억대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A씨와 공모해 시가가 조작된 동양피엔에프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해주고 뒷돈을 수수한 혐의로 맥쿼리투신운용(당시 ING자산운용)과 ING생명보험 전·현직 임직원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뒷돈을 받은 A씨는 미리 포섭해둔 외국계 자산운용사와 보험사 펀드매니저들에게 동양피엔에프 주식 63만주 가운데 일부를 장내에서 매수하도록 지시했다. 외국계 금융사가 주식을 사들이는 사이 세력들은 차명으로 보유한 주식을 팔아치워 대규모 차익을 챙겼다. 검찰은 A씨 사례처럼 불법 시세조종 세력과 기관투자가 사이에 검은 유착의 고리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고 업계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