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는 외국인의 봉인가」서울증권이 미국계 거물투자가 조지소로스로 추정되는 외국인에게 터무니 없는 조건에 넘어갈 것이 확실시되자 국내증권사의 헐값 매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97년이후 외국계 투자자가 증권사에 지분을 참여한 경우는 대유리젠트, 쌍용투자증권에 이어 서울증권이 세번째다.
이중 쌍용과 서울증권의 경우는 외국인이 증자참여나 CB인수를 통해 막대한 차익을 남긴 대표적인 예다.
◇서울증권= 서울증권이 지난 11일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 회사의 사모 전환사채(CB)를 미화 4,000만달러(한화 500억원가량)에 사들여 주당 6,670원에 전환, 749만주의 주식을 취득할 예정이다.
주당 1만5,000원대인 주가를 감안하면 전환차익이 640억원을 웃돈다.
문제는 이 외국인이 CB전환으로 마련된 자금을 사용해 서울증권의 실권주를 인수할 것이라는 점.
이 투자자는 현 1대주주인 대림산업측이 유상증자에서 실권한 주식 300만주를 추가로 떠안아 최대주주로 부상할 계획인데 인수비용이 주당 6,670원, 총 200억원에 불과해 실권주 인수자금을 부담하고도 전환차익 중 400억원 이상이 고스란히 남는다.
국내 증권업계는『대림산업이 돈을 400억원 이상 떼주고 증권사를 외국인에게 공짜로 넘기는 꼴』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대해 서울증권의 노응욱 상무는 『CB발행은 오래전부터 논의된 것이고 전환가도 당시 주가수준에 비해서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증권= 미국계 대형 벤처펀드인 H&Q의 자회사인 H&Q아시아퍼시픽사는 지난해 9월 쌍용양회로부터 쌍용투자증권주 1,003만주를 넘겨받은 다음 12월초 실시된 이회사의 액면가 이하 유상증자에 대주주로서 참가, 1,804만주를 주당 1,250원에 넘겨받았다. 또 12월중순 H&Q와 롬바르드펀드, 싱가포르투자청(GIC)은 쌍용측이 발행한 CB 500억원어치(전환주식수 4,000만주)를 1,250원의 전환가에 매입했다.
현재 이회사 주가는 주당 1만원대로 H&Q아시아퍼시픽을 포함한 외국인은 1개월만에 앉아서 5,078억원의 투자차익을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발행당시 주가보다는 몰론이고 액면가보다 훨씬 낮게 정해진 CB 전환가격덕분에 외국인 진영은 앉아서 떼돈을 벌었으나 쌍용증권측은 무리한 액면가 이하 증자로 인해 증자차금이 마이너스를 기록, 자기자본이 자본금보다 3,200억원 낮은 상태다. 한마디로 알맹이 없는 쭉정이 회사로 전락한 셈이다. 【강용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