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람들은 어지럼증을 느낄 때 바로 빈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지럼증 원인의 부분은 빈혈이 아닌 귀의 기능이상이라는 것이 전문의들의 공통된 견해. 한림의대 강남성심병원 이비인후과 박영민 교수(02-829-5216)의 도움말로 어지럼증과 귀 건강에 대해 알아본다.어지럼증의 원인을 귀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때문에 어지럼증을 이비인후과에서 치료한다는 말 자체를 불신하는 환자도 상당수다. 분명한 것은 빈혈은 단지 많은 어지럼증 원인중의 하나일 뿐이다.
인간이 불편없이 운동하고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것은 신체의 평형을 유지하는 기관이 있기 때문. 그것은 바로 귓속의 「전정기관」이 담당한다. 이 기관은 몸의 자세를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이 전정기관에 이상이 오면 어지럼증을 느낀다. 그리고 정상적인 운동이 불가능하고 올바른 자세를 갖추지 못해 비틀거린다. 귓병을 앓거나 비행기·배를 탈 때 어지럼증을 느끼는 것은 바로 전정신경의 기능이상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어지럼증의 원인중 전정기관 기능이상으로 생기는 것을 「진성현기」, 다른 부위의 문제로 나타나는 것을 「가성현기」라고 한다. 학계 보고에 따르면 어지럼증의 70% 이상이 전정기관 이상으로 생기는 진성현기다.
진성현기는 중이질환·돌발성난청·약물중독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귀에서 웅웅거리거나 구토를 느끼며 머리를 움직이면 어지럼증이 심하다. 환자에 따라 사물이 빙빙 돌아가는 회전감·자신의 몸이 둥둥 뜨는 부동감·눈앞이 갑자기 캄캄해지는 암흑감 등이 나타난다.
이에비해 가성현기는 시성현기(눈의 이상으로 생기는 현기증)·심인성현기(스트레스에 의한 현기증)·뇌성현기(뇌질환에 이한 현기증)·전신질환 등이 원인이다.
어지럼증은 먼저 증상에 대한 정확한 확인검진이 필요한데 방사선검사(CT·MRI) 등을 받으면 알 수 있고 혈액검사·혈청매독검사·뇨검사를 실시, 바이러스 항체를 측정하는 것이 좋다.
치료는 원인을 제거하는 노력과 정맥을 통한 수액요법, 휴식 및 안정·약물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개선된다. 또 짠 음식이나 술 담배 등은 혈관을 수축시켜 어지럼증을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 금해야 한다.
박교수는 『많지는 않으나 어지럼증이 심한 환자는 청각에 손상을 입히더라도 신경제거 수술로 치료한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