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큰손들이 주가가 폭락하는 동안에도 코스닥 우량 종목의 지분을 꾸준히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증시가 안정될 때 반등을 대비해 성장성을 갖춘 대형주를 중심으로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10월 초부터 현재까지 주요 외국계 기관ㆍ펀드들이 지분을 5% 이상 신규 매입했거나, 5% 이상 보유지분을 추가로 늘린 종목은 태웅, 태광, CJ홈쇼핑, 다음 등 4곳에 달한다. 외국계 큰손의 ‘러브콜’이 집중된 곳은 다음이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은 지난 5일 다음 지분 6.92%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10월 한달 주가가 폭락하는 동안에도 다음 주식 40만1,423주를 매집했다. 도이치뱅크아게런던도 최근 다음 지분을 0.36% 추가 매수해 지분을 5.09%까지 끌어올렸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계 기관이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다음의 3ㆍ4분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펀더멘털이 크게 훼손된 것이 아니고 검색 점유율도 올라가고 있어 싼 값에 보유지분을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태웅도 룩셈부르크 국적의 피델리티 펀드가 지난달말 지분 1.04%를 추가 취득해 총 9.27%의 지분을 보유 중이라고 공시했다. 이봉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까지는 선박 건조량 증가가 지속될 것을 보여 태웅의 조선부문의 매출이 지속될 것”이라며 “대체 에너지원인 풍력발전에 대한 수요 확대 추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돼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피델리티 펀드는 또 산업용 피팅 업체 태광 지분도 꾸준히 늘려 지난달 23일 기준으로 태광 지분 5.13%를 가지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달 10일 홈쇼핑 대표주인 CJ홈쇼핑 지분 5.07%를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크레디트 스위스는 지난달 6일에만 CJ홈쇼핑 주식 48만4,720주를 대량 매수하는 등 지분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계 큰손들의 지분 매집이 나타나고 있는 종목에 대한 관심은 필요하지만 추종 매매는 신중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혼란과 신용경색으로 최근 외국계 기관도 단기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감안해야 한다”며 “우량 업체에 관심을 두는 것은 좋지만 시장변수를 감안하지 않고 매수에 나서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