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과 금융이 만난 근거리무선결제(NFC)처럼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나야 새 시장이 생깁니다." 유태열(사진) KT경제경영연구소장은 28일 인터뷰에서 협력과 융합을 거듭 강조했다. 스마트폰 혁명 이후에는 IT의 트렌드가 사람을 이롭게 하는 방향으로 모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정보기술(IT)의 최신 트렌드를 보고서, 세미나ㆍ포럼 등을 통해 공유하는 KT의 지식포털이다. 유 소장은 "이전에는 휴대전화가 그저 하나의 기기였지만 이제는 개인과 사회, 나아가 국가를 이롭게 하는 도구"라고 말했다. 유 소장은 "올 연말에는 우리나라 국민의 40%가 스마트폰을 쓰게 돼 2년 만에 스마트폰 보급률이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며 "잠재돼 있던 소프트웨어ㆍ제조업의 역량을 깨우고 새로운 IT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협력을 키워드로 지목했다. 유 소장은 근거리 무선결제(NFC)를 예로 들었다. NFC만 해도 10년 전부터 상용화가 점쳐진 서비스지만 IT와 금융업계의 주도권 싸움 등으로 성과를 못 거뒀다는 설명이다. 유 소장은 "스마트폰 시대에 통신과 금융이 대화를 나누면서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모바일 카드, 모바일 금융결제라는 새로운 시장을 앞두고 IT와 금융 업계가 서로의 것을 빼앗기보다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데 협력키로 합의했기 때문에 NFC가 부상하고 있다는 것. NFC는 휴대전화를 갖다 대기만 하면 각종 결제ㆍ출입 확인 등이 가능한 서비스로, KT는 SK텔레콤ㆍ신한카드ㆍ삼성카드ㆍ마스터카드 등과 NFC 활성화를 논의하고 있다. 유 소장은 또 "지금 통신판은 이미 글로벌 컨버전스 워(Global convergence war)가 한창"이라며 "구글과 애플과 삼성, KT와 SK텔레콤이 다 같이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KT의 기본적인 입장은 애플과 구글이 갖고 있는 혁신의 힘과 속도를 배워나가는 것"이라며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면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진출의 이상적인 모델로는 소프트뱅크를 꼽았다. 일본 3위 이동통신사인 소프트뱅크는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런런(人人)의 대주주이며 알리바바 등 현지 인터넷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유 소장은 "조그만 협력부터 시작해 신뢰를 쌓아나가면 합작 기업을 만드는 수준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