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이자 미국 경제의 견인차역할을 맡았던 GM이 수년후 도요타에게 최고의 자동차회사 자리를 넘겨줄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지난 70년대 이후 줄곧 50% 이상이었던 GM의 미국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지난 2월 25%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고 올해 상반기중 GM의 북미시장 판매량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30만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유럽지역에서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중이며 지난해 8개 브랜드중 시보레, 캐딜락, GMC 등 3개를 빼고는 모두 판매가 감소했다.
형편없는 수준의 수익률과 함께 GM의 부채규모도 정크본드 수준의 신용등급 하락이나 대출상 불이익 등의 조치로 이어질 수 있는 한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GM 재정상태가 지난 92년 230억달러의 기록적인 적자를 냈던상황이나 부도 직전에 직면했을 당시보다는 양호하지만 점차 심각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반면 GM 경영진은 심각한 상황임을 시인하기 보다는 어떤 폭풍우가 오더라도 이겨낼 자신감이 있다며 다가오는 위기를 외면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릭 왜거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도요타의 위협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연속 73년의 흑자를 기록한 적이 있었고 이번사업이 성공하면 우리는 또다시다음 73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년전 GM 사상 최연소인 47세의 나이로 CEO가 된 왜거너 회장은 당시에도 "GM의 기업상황은 강하다"며 별다른 개혁 조치를 약속치 않았다.
그러나 GM은 지난 92년 안고 있던 비효율성 등 몇가지 문제를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웨고너 회장의 전략은 전임자인 잭 스미스 회장의 전세계적 확대전략을 계속 추진하는 것 뿐 이었다.
일부는 그를 비전있는 경영인으로 추켜세우지만 상당수 전문가는 그를 실무형임원의 하나로 여기면서 GM의 생존을 위해선 좀더 급진적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업평가회사인 이건의 사장 션 이건은 "`초라한' 업무성과를 보이고 있는 왜거너 회장이 머지않아 부적절한 방향으로 미끄러져들어가는 이런 상황을 되돌리기 위해 급진적 행동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M이 수익성에 매달리고 현재 23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중이기 때문에 부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이건은 GM이 현금보유고를 급속도로 소진하고 있기 때문에 파산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자동차산업 전문가 메리 앤 켈러는 GM 경영진이 매년 10억달러 이상을 주식배당금으로 지출하는 `느슨함'을 비난하며 "그들이 여기저기 손을 대 수리중이지만 가장바람직한 방법은 대대적인 구조개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