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는 "나일론을 만들지 못했다면 지금의 옷감이 나올 수 없었고 실리콘을 개발하지 못했다면 TV도 나올 수 없었다"며 "내가 만든 소재로 세상이 이로워지는 꿈을 이루려면 지금과 같은 열전소재를 100개는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세계적인 소재 과학자가 된 김 교수지만 처음부터 연구에 열정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그는 대학에 입학할 때만 해도 수능시험을 못 봤다는 생각에 아무 고민 없이 금속공학과에 진학했다. 이후 일본 도쿄공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을 때까지도 취업 등 단지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런 김 교수가 본격적으로 소재 연구의 길에 빠지게 된 것은 박사후연구원 과정에서 소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호소노 히데오 박사의 제자로 우연히 들어가면서부터다. 박사 과정까지 수행했던 연구보다 몇 단계는 높은 수준의 연구에 맞닥뜨리며 김 교수는 '진짜 소재 연구'가 무엇인지 처음 깨달았다.
김 교수는 "호소노 박사를 만나고 나서 박사 과정을 마칠 때까지는 내가 한 연구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한국에 올 때 호소노 박사가 '연구환경이 열악하다'면서 귀국을 말렸지만 계속 일본에 남으면 평생 한국이 일본을 이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오히려 오기가 생겼다"며 "더 좋은 연구를 많이 해 스승을 넘어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가족에게 신경을 쓰지도 못한 채 화장실에 갈 때도 논문을 읽는다는 김 교수는 과학자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연구를 삶과 동일시하고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