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

"우리나라와 일본ㆍ중국 등 동북아 3국은 세계 이동통신 가입자의 절반이 몰려 있는 세계 최대의 시장입니다. 3개국이 공동 참여하는 협력체 구성을 통해 동북아를 세계 이동통신 기술의 표준으로 자리잡게 할 계획입니다" 한달동안 전 국민을 흥분과 열정의 물결로 가득차게 했던 월드컵을 치르면서 정보통신부는 다른 부처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IT월드컵'이라는 목표를 훌륭하게 이뤄낸데다 우리 IT산업이 세계 언론으로부터 월드컵 경기 못지않게 주목 받도록 한 일등공신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양승택 정통부 장관은 "월드컵을 통해 보여준 우리 정보기술(IT)의 홍보효과는 앞으로 세계시장 진출의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장관을 만나 IT월드컵의 성과와 SK텔레콤의 KT지분 매각 협상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들어본다. -이번 월드컵은 IT월드컵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우리나라의 첨단 정보기술을 세계에 과시하는 계기가 됐다고 봅니다. 이번 IT월드컵의 성과와 전망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전세계가 주목한 월드컵 기간 동안 초고속인터넷ㆍ3세대 이동통신ㆍHDTV 등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기술을 소개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특히 HDTV는 월드컵을 전후해 국내에서 빠르게 보급돼 세계일류 상품화할 수 있는 국내시장 기반을 다졌습니다. 월드컵 이후 높아진 우리나라의 브랜드 효과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수출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올해 IT수출목표는 510억달러로 지난해 384억달러보다 30% 가까이 늘려잡았습니다. 5월까지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이 19%에 그쳐 예상에는 못미치고 있는데 이번 월드컵이 목표 달성에 직ㆍ간접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IT월드컵에 대한 관심을 실질적인 IT 수출로 이어가기 위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ㆍ중국 등 3개국이 참여하는 '아시아 이동통신 표준연구센터' 구성을 추진중입니다. 전세계 이동통신 이용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3국이 협력함으로써 향후 이동통신 기술개발을 주도하자는 의도입니다. 이달말 중국 곤명에서 실무자 회의를 갖게 되면 구체적 방안이 나옵니다. -일부 통신업체들은 유ㆍ무선 통신시장이 2004년 정도면 한계에 이를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물론 음성전화만 놓고 본다면 그렇겠죠. 하지만 컨텐츠 등은 아직 시장이 초기단계여서 성장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통신업체들의 컨텐츠 부문 매출은 전체의 5%에 불과합니다. 컨텐츠 시장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선인터넷망 개방이 필수적인데 일부 업체가 무선인터넷망 개방으로 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고 우려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무선인터넷망 개방은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 오히려 전체 시장을 키워 개별기업에도 매출 증대 등의 효과를 낳을 것입니다. -SK텔레콤의 KT지분 매입이 여전히 큰 쟁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SK텔레콤의 KT경영권 장악이 불가능하다고 보면서도 굳이 지분을 되팔라고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문제는 '개연성'입니다. 차라리 SK텔레콤이 KT경영권 장악에 나선다면 문제는 쉽습니다. 제재수단이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그러나 KT최대주주로 남아 있는 한 SK텔레콤의 KT경영권 장악의 개연성은 계속 남아있게 됩니다. 다만 현재 상태에서 지분 매각은 정부가 강요할 사안은 아닙니다. 자발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야 하며 정통부는 계속 이를 설득하고 종용할 것입니다. 문제는 SK텔레콤이 KT의 최대주주가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SK텔레콤에 대해 구체적인 규제에 나설 의향이 있습니까. ▲연초 SK텔레콤에 대해 8.3%의 요금인하를 인가해준 이후부터 SK텔레콤이 변칙적으로 요금을 내리지 않는지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만약 SK텔레콤이 인가 요금 이하로 요금을 낮춘다면 영업정지 등 강력한 수단의 제재조치를 내릴 것입니다. 그러나 SK텔레콤에 대한 요금규제가 효과를 거두려면 후발사업자인 KTF와 LG텔레콤이 요금 을 낮춰야 합니다. 그래야 SK텔레콤 고객이 후발사업자로 옮겨가 공정경쟁을 위한 비대칭 규제가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겁니다. 이 때문에 이달중 KTF와 LG텔레콤이 요금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장관께서 취임 때부터 강조했던 통신시장 3강구도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많습니다. 3강구도가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십니까. ▲3강구도란 KTㆍSK텔레콤 등 양강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이 흑자를 내면서 독자적 생존이 가능한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로통신과 두루넷만 흑자를 내면 됩니다. 나머지 업체들은 올해부터 모두 흑자로 돌아선 상태입니다. 두 회사만 제외하면 모두 자생의 기반을 마련한 거죠. 따라서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은 보다 강력한 자구노력으로 하루빨리 자생의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 상용서비스가 수요부족과 장비 및 단말기 개발 지연으로 당초 정부가 약속한 내년 말에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계획대로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십니까. ▲정부에서도 이 때문에 사업자 협의회 등을 통해 서비스 상용화 진행상황을 계속 점검하고 있습니다. 또 필요하면 정책적ㆍ제도적 지원을 통해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단말기 문제는 제조업체들이 내년초까지 듀얼칩 듀얼모드, 2004년초에는 싱글칩 듀얼모드 단말기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민영화 이후 KT의 공익적 기능 퇴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전화 시장 등에서 사실상 독점기업인 KT를 견제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있습니까. ▲민영화 이후에도 시장의 유효경쟁 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통신회계기준을 강화해 원가산정의 정확성을 제고하고 상호접속ㆍ설비 공동사용 등 기존 공정경쟁 제도를 적절히 활용하겠습니다. 또 이미 민영화 이전에 KT에 대해 초고속인터넷망 구축 의무와 국가중요통신의 안정적 제공이라는 공익성 유지의무를 법적으로 부과해 놓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봅니다. -일부 방송사와 시민단체들이 미국식 디지털방송 방식 채택의 부당함을 계속 주장하고 있습니다. 값싸고 이동중 수신능력이 뛰어난 유럽식을 두고 왜 값비싼 미국식을 택했느냐는 것인데 정통부의 입장이 궁금합니다. ▲현 방송방식은 기술ㆍ서비스ㆍ산업경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얻은 결론입니다. 실제로 월드컵 경기가 HDTV로 성공적으로 중계됐으며 수도권 대부분에서 만족스러운 수신 상태를 보여 수신 결함이 없다는 점도 입증됐습니다. 이동수신 기능 역시 2년 이내에 확보가 가능한 것이어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정두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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