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3월 5일] "한국 기업을 배우라" 촉구한 일본 언론

'세계로 약진하는 한국 기업을 배우자'는 제목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4일자 사설은 일본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 경제전문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침체에 빠진 일본 기업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는 한국 기업의 강함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배울 것은 배우자"며 일본 기업들이 약진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서 배울 것을 직접적으로 촉구했다. 일본에 한국 기업들은 더 이상 한 수 아래로 얕잡아볼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일본 기업들이 배워야 할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삼성전자ㆍLGㆍ현대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거두고 있는 성과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일본 자동차 업체가 도요타의 '리콜' 파동으로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일본 전자업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부 합쳐 6,400억엔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8,700억엔에 못 미치는 초라한 실적이다. D램 반도체, 휴대폰, 액정TV 등 주요 품목에서 한국에 선두자리를 내준 지 오래다. 중국ㆍ인도ㆍ미국 등에서 질주하고 있는 현대차도 일본 자동차 업계에는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 기업들이 이 같은 약진을 거듭하는 배경으로 외환위기 때의 과감한 구조조정, 원저(低)에 따른 가격경쟁력, 과감한 투자를 비롯해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오너 경영체제, 고부가가치 제품의 선택과 집중, 시장 다변화 등을 꼽았다. 반대로 일본 기업은 전통에 집착해 변화를 두려워하고 위기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다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 기업에 대한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찬사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자만해서는 안 된다. 일본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높은 기술력을 비롯해 많은 강점을 가졌다는 점에서 언제든지 반격에 나설 수 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부상한 한국을 배우기 위해 대표단을 파견하고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입찰에서 패배한 것을 거울 삼아 원전수출 국가총력체제 구축을 검토하는가 하면 전자업체는 한국 기업에 맞서기 위해 합종연횡을 시도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으로 보이고 있다. 경쟁의 세계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다. 한국 기업들도 최근의 성공에 만족하고 안주하다가는 상황이 역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 기업에 대한 일본의 관심 증대는 앞으로 일본의 견제와 경쟁이 더 심해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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