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집트, 축구 참사 판결 항의 시위로 32명 사망

시민혁명 두돌맞아 무르시 반대 시위 겹쳐 혼란

이집트에서 축구팬 사형 판결에 항의하는 시위로 최소 32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집트 시민혁명 2주년을 맞아 모하메드 무르시 대통령에 항의하는 시위도 25일부터 수도 카이로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3일째 계속되는 등 이집트 전역이 정치 불안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26일 지중해 연안도시 포트사이드에서 발생한 이번 시위는 이날 이집트 카이로 법원이 지난해 2월 포트사이드 축구경기장 참사와 관련된 21명에게 사형을 선고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포트사이드에서 홈팀 알 마스리와 카이로를 연고로 하는 알 아흘리 팬들 간의 충돌로 74명이 숨지고 1,000여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카이로 법원은 이날 당시 난투극에 관여한 알 마스리 팬 21명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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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포트사이드 시민들은 판결에 항의해 거리로 뛰쳐나와 자동차 타이어를 불태우고 경찰서 두 곳을 습격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무르시 대통령은 경찰뿐만 아니라 장갑차와 군 병력까지 동원해 사태 진압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32명이 사망하고 3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수도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를 비롯한 이집트 주요 도시에서는 무르시 대통령에 항의하는 시위가 3일째 계속돼 지금까지 9명이 숨졌다. 시위대는 "무르시 대통령이 들어선 이후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으며, 이 체제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며 "정권 교체를 원한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경찰이 이들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최루가스를 쏘고 있으며, 시위대는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하는 등 갈수록 사태가 폭력적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이에 대해 "이번 사태는 단지 스포츠 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집트 전역에서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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