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국책사업의 잦은 정책변경으로 국가예산의 낭비가 심각하다. 특히 참여정부 어 경인운하건설 백지화를 시작으로 새만금사업 재검토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적용 여부, 경부고속철도 노선변경, 북한산관통도로 터널공사구간 변경 등이 잇따르면서 공기지연과 추가적인 예산지출은 물론 사회적 갈등까지 야기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이전에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는 것은 더 큰 낭비와 부작용을 막는 길`이라는 입장만 강조할 뿐 최초 정책 입안자 문책 등 책임행정에는 이렇다 할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26일 정부 부처와 시민단체에 따르면 참여정부가 재검토를 약속한 대형국책사업이 지연되거나 변경될 경우
▲경부고속철도 4조~6조원
▲교육행정정보시스템 2조원
▲새만금간척사업 1조8,000조원
▲북한산 관통도로 1조3,000억원
▲경인운하 1,500억원 등 총10조원에 달하는 국가재정의 추가지출이 우려되고 있다.
논란이 일고 있는 전북 새만금 개척사업의 경우 정부와 환경단체는 물론 지방 자치단체의 이해가 얽힌데다 해법도 제 각기 달라 사업전망을 흐리고 있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도 국가인권위원회가 핵심3개영역이 인권침해소지가 있다며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을 병행사용토록 권고함에 따라 최대 2조원(전교조추산 450억∼9,850억원, 교육부추산 9,990억∼2조2,000억원) 가량의 추가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초 6조원의 건설비가 예상됐던 경부고속철도도 수없이 많은 노선과 설계변경으로 총공사비가 20조원이 넘었다. 이밖에 금정산ㆍ천성산 터널공사 백지화검토와 울산~경주구간 재설계문제도 공사기간연장과 그에 따른 공사비 증가는 물론 지역 및 주민 계층간 불화를 야기하고 있다. 서울 외곽을 연결하는 외곽순환도로의 마지막 구간 역시 북한산 관통도로 역시 참여정부가 불교계와 환경단체의 건의를 긍정적으로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최대 2조원 이상의 건설비가 추가로 들어갈 전망이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던 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하거나 사전조사가 치밀하지 못했던 점은 일부 인정한다”면서도 “상황이 바뀌어 정책을 바꾸는 것은 바꾸지 않을 때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산감시네트워크 정창수 예산감시팀장은 “정부가 사업의 타당성이나 장기전망을 게을리 한 채 `일단 벌리고 본다`는 식으로 대형국책사업을 추진한 결과 숱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정책 결정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실패한 정책입안자에 대해서는 처벌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