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은행 대출금리 추가인하] '상반기중 어렵다' 난색

「이번만큼은 당국의 금리인하 압력에 응할 수 없다.」정부가 대출금리의 추가인하를 외치고 있지만, 은행권은 당분간 대출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기존 고금리예금이 해소되는 6~7월 이전에는 대출금리의 추가인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은행도 장사좀 하자= 후발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26일 『현 상황에서 대출금리를 또다시 인하하라는 것은 은행에게 장사를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미 상당수 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는 한자릿수로 떨어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H은행은 특히 전철환(全哲煥) 한국은행 총재의 대출금리 추가인하 발언이 나온 직후 대출평균 금리가 2월 현재 전체 평균 9.652%(기업 9.499%·가계 11.663%)로 이미 한자릿수로 내려앉았다며 추가 금리인하에 난색을 표시했다. 현재 1~2개 은행의 월중 대출평균금리는 한자리에 들어섰으며, 대부분 선발은행들도 11%선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미·외환·국민은행 등도 『지점장에게 금리를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권한을 준 만큼 본점에서 기준금리 등을 조정·인하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 은행장은 『또다시 당국에서 인위적으로 금리인하 압력을 가할 경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은행의 수익구조를 당국이 도대체 알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고금리예금이 장애물=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를 옥죄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고금리시절 받아놓은 수신때문이다. 은행별로 차이가 있지만, 국내 은행들의 수신(요구불 제외·은행계정)중 최대 20%가 15%를 넘는 고금리수신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15% 이상의 고금리수신이 지난달말 현재로 3조원을 넘고 있다. ★표참조 이들 예금은 대부분 오는 6~7월까지 만기가 이어진다. 고객에게 주는 금리는 15%인데, 대출은 한자릿수로 한다면 은행은 가만히 앉아서 5~6%의 역마진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최소 상반기안에는 대출금리를 추가로 내릴 수 있는 여력 자체가 없다는 설명은 이같은 상황에 바탕을 두고 있다. ◇대출금리 인하의 필요성에는 공감= 그렇다고 은행권이 마냥 금리를 내릴 수 없다고 버티는 것은 아니다.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하폭만큼 대출금리를 내려야 한다는데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단지 시기가 문제라는 것이다. 모 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6~7월 사이 은행권의 대규모 금리인하 바람이 다시한번 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금리를 내리라고 구태여 「압력」을 넣지 않아도 『시장의 「자동장치」에 의해 은행 스스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다른 은행의 임원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하반기초 은행권의 금리인하는 생각 이상으로 큰 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소 2% 내외의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영기·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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