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세계 최고의 전자화폐 사용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세계적인 교통카드인 `옥토퍼스(빠다퉁ㆍ八達通)`가 있었기 때문이다. 교통카드에서 시작해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 자판기에 이르기까지 넓은 사용영역을 갖춰 홍콩 사람들의 필수 결제수단이 됐다.
타이 옥토퍼스 대표는 “지난 93년 MTR, KCRC, KMB, Citybus, HYF 등 홍콩의 5대 운송업체들이 공동으로 회사를 설립해 97년 서비스 시행이후 시장진입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며 “올초 사스(SARS)의 영향으로 매출이 잠시 떨어진 것을 제외하고는 출범이후 한번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옥토퍼스가 교통카드의 한계를 벗어나 세계적인 전자화폐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편의점 등 여러 유통 부문으로 사용 영역을 넓혔기 때문이었다. 이에대해 타이 대표는 “사용영역의 확장을 위해 홍콩정부로부터 지난 2000년 은행업 허가증을 받아냈다”며 “회사 출범 때부터 단순한 교통카드가 아닌 범용 전자화폐로의 전환을 추진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옥토퍼스는 충전해서 써야하는 선불제 카드이기 때문에 앞으로 직불카드와 같은 새로운 결제수단과 경쟁해야 할 것”이라며 “고객 불편을 없애기 위해 충전소를 늘리는 등의 여러가지 방안을 고안 중”이라고 말했다. 옥토퍼스는 이를 위해 올 연말까지 현재 1,700여곳 수준인 충전소를 500여곳 이상 추가로 늘릴 예정이다. 또 은행계좌와 연계해 일정액을 쓸 경우 자동적으로 충전되는 카드도 개발해 시판하고 있다. 이밖에 시계와 휴대폰 등에 옥토퍼스 카드를 장착해 젊은층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한편 옥토퍼스사는 해외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홍콩과 인접한 중국 심천지역의 모든 교통카드를 5년 이내에 옥토퍼스 카드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또 후난(湖南)성 성도인 창사(長沙) 시정부 산하 투자회사들과 합작으로 창사시이다퉁(長沙市易達通)을 설립해 2004년부터 창사시 교통기관과 학교 등에 시스템을 공급할 예정이다. 또 네덜란드 등에 합작법인을 설립해 유럽 교통카드 시장을 공략을 준비도 하고 있다.
타이 대표는 “장기적으로 한국에 진출할 계획도 있다”며 “홍콩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혜경 기자(국제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