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 매각이 기정 사실화되면서 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노조는 총파업을 결의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할인점 까르푸가 국내 3∼4개 유통업체를 상대로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직원들은 공황 상태에 빠져 거의 일손을 놓고 있다.
까르푸 한 직원은 "그동안 매각설이 자주 나온만큼 내성이 생겼다고 여겼지만 막상 구체적으로 이뤄지는 듯이 보이자 다들 당황한 것 같다"고 말하고 "영업점은재고 물량으로 겨우 돌아가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회사에서 매각설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이 직원들을 더욱 동요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까르푸 노조 관계자는 "세간에 매각설이 파다한데 회사가 '모르쇠'로 일관하자 직원들의 감정이 격앙되고 노조 가입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까르푸 홍보대행사는 "매각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으며 빠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는 어떤 방식이든지 회사의 공식적인 답변이 나올 것 같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까르푸는 4개월 전인 작년 11월에는 "한 경쟁사가 M&A할 것이라는 근거없는 허위 사실을 유포해 직원들이 동요하고 납품업체와의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공정위에 신고하는 등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또 올해 화성 병점, 상주, 포항에 점포를 내는 등 2008년까지 서울을 포함해 전국에 15개 이상 점포를 짓겠다는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심지어 이달 초만 해도 필립 브로야니고 사장은 직원들에게 "M&A와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게 전혀 없다. 동요하지 말라"는 내용의 e-메일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건에 대해서는 브로야니고 사장 등 몇몇을 제외하고는 임원이건 영업점장이건 아무도 내용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외접촉 창구인 홍보부의 업무도 이달 초부터 홍보대행사로 넘어갔으며 심지어 프랑스 본사 홍보부에서도 국내로 문의를 해 올 정도로 내부적으로 '쉬쉬'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는 매각 후 고용 승계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단체 협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했지만 회사측에서 전혀 응하지 않고 매각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다음달 1일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매각을 한다면 그 대상은 적어도 노조를 인정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고용 승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인수 회사와도 계속 투쟁할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