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실시간 회계보고서 논란

국제적인 대형 회계 법인들이 기업 회계보고서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바람직한 일이다. 이제 공은 기업은 물론 입법 당국 등 다른 시장 참여자들에게로 넘어갔다. 회계 법인들은 기존의 기업회계 감사보고서로는 기업들의 회계부정을 밝혀낼 수 없다며 회계 관행이 대대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그들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한 규제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논의의 초점은 기업들의 회계보고서가 궁극적으로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에 맞춰져야 한다. 회계보고서가 기업의 재무적인 상황 외에도 투자자들이 필요로 하는 어느 정도의 비재무적 요소까지 포함시켜야 하는지, 또 인터넷 기반의 실시간 회계보고서가 분기별 회계보고서를 대체할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에 대한 것 등이다. 회계 법인들이 회계보고서의 변화를 주장한 배경에는 엔론과 같은 기업들의 회계부정 스캔들이 자리잡고 있다. 회계부정은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게 하고 감독 당국으로 하여금 회사와 회계 법인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게 한다. 현재의 회계시스템이 심각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맞는 얘기다. 그러나 비재무적 정보에 대한 강화 및 실시간 회계보고서 도입을 주장하는 것 역시 몇 가지 약점을 지니고 있다. 회사에 대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주주들이 회사의 경영 방향을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문제는 어느 정도의 정보까지 제공해야 하는가 이다. 특히 회사 웹사이트에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회계보고서는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것은 상업적으로도 민감한 사안이며 신뢰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분기별 매출은 경쟁사에 별다른 정보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매일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정보는 다르다. 또 실시간으로 넘쳐나는 기업정보는 회사를 이해하는 데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올바르고 제대로 된 정보만이 도움이 될 것이다. 보고서가 짚어낸 문제의 핵심들은 가치가 있는 것이다. 기업 회계보고서가 주주는 물론 투자자, 애널리스트, 종업원, 고객, 입법 당국에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인가. 기업들과 주주들은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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