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삼성硏 "내년 성장률 3.6%로 추락" 한국경제 장기 저성장 문턱에

성장동력 모두 냉각 저성장 장기화 가능성


대표적인 민간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년 한국경제의 성장률이 3.6%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수출, 내수, 투자 등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이 모두 냉각되면서 저성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1일 ‘2012년 세계경제 및 한국경제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올해 하반기부터 예상치 못한 해외발 악재가 발생하고 금융위기의 후유증이 표면화되면서 성장 탄력이 약화되기 시작했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3%에서 4.0%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내년에는 주요 성장 동력이 모두 약화되면서 성장률이 3.6%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동력인 수출의 경우 세계경기 둔화와 원화 강세 기조 등으로 증가율이 올해 20.9%에서 내년 11.9%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 164억달러에서 내년 96억달러로, 무역수지 흑자도 319억달러에서 263억달러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보조동력인 내수도 민간소비 증가율이 올해 2.8%에서 내년에 2.7%로 떨어지는 등 수출 둔화를 보완하기에는 역부족으로 예상됐다. 연구소는 “부동산 시장 회복 지연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등으로 건설투자 역시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예비동력인 정부의 경기부양 여력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국가채무 증가로 인해 공격적인 재정지출 확대가 어렵고 물가나 가계 부채 등으로 인해 금리인하도 쉽지 않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원ㆍ달러 환율은 올해 1,093원에서 내년 1,060원으로, 회사채 수익률은 4.5%에서 4.4%로, 유가는 105달러에서 90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4%로 전망됐다. 세계 경제의 경우 금융위기의 후유증이 지속되면서 성장률이 올해 3.8%에서 내년에 3.5%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은 정책 대응 등에 힘입어 더블딥(이중 침체)은 피하겠지만 바닥이 넓은 U자형의 저성장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성장률 예상치는 1.3%였다. 유럽도 재정위기, 수출 둔화 등으로 인해 성장률이 올해 1.6%에서 내년 0.8%로 반토막나고 중국 역시 수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성장률이 9.0%에서 8.6%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정부에 대해 “경기 부양이나 금리인하 등은 물가 상승이나 가계부채 증가, 재정건전성 훼손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며 중립적인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대외충격 완화를 위해 금융안정화 방안을 마련해야 조언했다. 또 기업에 대해서는 저성장의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신흥시장 공략, 위기경영 시나리오 가동, 신사업 확보 등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글로벌 경기의 동반 하락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다른 국내외 기관들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우 지난 21일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5%에서 4.0%로 0.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최근 올해 4.6%에서 4.3%로, 내년은 4.6%에서 4.3%로 내렸다. 스탠더드차타드(SC) 역시 최근 가계 부채를 이유로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8%에서 4.0%로 대폭 낮췄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올해와 내년 전망치를 기존의 각각 4.5%와 4.0%에서 3.8%와 3.6%로 낮췄다. 또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년 예상치로 4.0%를 제시하는 등 국내 연구기관 역시 우리 경제에 대한 기대치를 속속 낮추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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