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기업 주식 지금이 싸다?

올 S&P500기업 PER 13배로 99년 IT버블때 절반수준 전망<br>인플레·기업이익 감소등 고려땐 "저평가 아니다" 반론도


뉴욕증시가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솔솔 나오면서 기업들의 주가가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돼 있는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업들의 주가가 실적에 비해 고평가돼 있는지, 저평가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1999년 정보기술(IT) 버블 시기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500개 기업의 시가총액을 가중 평균한 S&P500지수는 1일(현지시간) 1,370.70포인트로 마감,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13%가량 급락했다. 현재 S&P500 기업들의 전체 PER는 20.70배 수준이다. PER는 기업의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주식이며 낮을수록 저평가돼 있다는 얘기다. ‘주가가 쌀 때가 바로 (주식을) 사야 할 시점’이라는 증시 격언이 있다. 이 때문에 PER는 좋은 기업의 주식을 기업가치에 비해 저렴하게 사들일 때 주로 사용되는 지표다. 블룸버그는 S&P500 기업들의 올해 예상 PER를 14.29배로 전망했다. 로이터통신도 비슷한 수준인 13.2배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약세장이었던 1980년에서 1982년 사이의 PER 8.7배보다는 고평가돼 있지만 1989년의 16.5배, 그리고 IT 버블 시기인 1999년의 30배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들의 실제 PER가 수치로 드러나는 것보다 더 높다고 분석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기업들의 향후 실적 전망이 밝지 못한데다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실제 실적은 더 낮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기업들의 현재 PER가 과거보다 낮은 수준인 것은 분명하지만 실제 기업들의 주가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싸지 않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과거 경기침체 시기에도 기업들의 PER는 실제보다 낮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 1ㆍ4분기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를 지난해 12월의 주당 23.64달러에서 22.58달러로 낮췄다. 이와 함께 고유가,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기업들의 이익을 더 갉아먹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브히지트 차크라보티 모건스탠리 수석 애널리스트는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과거 평균치 3.5%보다 0.8%포인트 정도 높다”며 “이에 따라 S&P500 기업들의 실적도 같은 규모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올해 S&P500 기업들의 PER는 17배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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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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