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을 추진하는 사업장에서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재개발에 찬성하는 사람들로만 조합 임원을 구성하는 것은 무효라는 결정이 나왔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은평구의 한 재개발 사업장은 조합 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조합 설립에 동의한 조합원으로 한정했다. 조합 설립 및 재개발에 반대하는 사람이 임원이 될 경우 사업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 사업장의 추진위원회는 이 정관으로 조합설립 창립총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이에 반대하는 조합원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총회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조합설립에 대한 동의 여부는 '토지 등 소유자'의 권리이므로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합원으로서의 권리에 제한을 두는 것은 조합설립 동의에 대한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며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조합 운영을 저해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같은 조합 정관은 무효"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