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화는 개방되고 있지만 성에 대한 잘못된 편견은 오히려 줄어들지 않고 있다. 말초적인 성에만 집착했기 때문이다. 성에 대한 잘못된 편견중의 하나가 자위를 많이 하면 불임이 된다는 것인데 결론부터 말한다면 근거가 없는 이야기다.
그럼 왜 이런 속설이 통용되는가 하면 초기의 유태, 기독교 문화 탓이다. 기독교 문화에서는 자위를 부정적으로 보았다. 이유는 섹스는 생식만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18세기 스위스 의사인 티소는 거의 모든 병이 자위행위 때문에 걸리고 정액은 생식만을 위해 써야 한다는 내용의 책을 펴냈다. 그의 견해는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책의 내용은 자위를 하면 할수록 여드름 두통 귀머거리 암 정신병 불임 등에 걸린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19세기 미국의 몇몇 주에서는 자위행위를 조장하는 것을 범죄로 규정했고 미망인이나 독신 여성이 개를 기르는 것까지 법으로 금지했을 정도였다. 또 포경수술과 음핵을 제거하는 수술이 유행하는 넌센스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자위행위는 매우 흔한 성행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남성의 96%, 여성의 경우 75% 이상이 자위행위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은 자신의 성기에 눈을 뜬 이후 정기적으로 자위행위를 한다.
결혼을 하면 그 빈도가 줄어들지만 결혼한 부부들도 혼자 자위행위를 하고 싶어한다. 배우자와의 성행위보다는 자위행위에서 쾌감을 더 느끼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또 배우자의 욕구에 신경을 안 써도 되고, 무시당할 위험이 없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다.
자위행위 시간은 남녀 모두 평균 4분 정도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데, 여성들은 반복 오르가슴이 가능하기 때문에 남성보다 오래 하는 경향이 있다. 자위행위는 여성 불감증을 비롯한 몇 가지 성기능 장애를 치료하는 데 활용되기도 한다.
꼭 여성 불감증 환자가 아니더라도 정상적인 부부관계로 50%의 여성만이 오르가슴을 느끼는데 이럴 때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자위행위는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적절한 자위행위는 성의 한 단계로서 건전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게 하는 기본적인 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위행위는 남성에게 적지 않게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자위행위의 영향으로 빨리 사정하던 버릇이 남아서 실제 성행위시에도 쉽게 사정해 버리는 조루가 그 것이다.
이런 환자들에게 사정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치료법으로 감각훈련법 등이 있으나 치료기간이 길어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 귀두의 감각을 둔화시키는 `칙칙이`라고 불리는 마취연고제 등이 시판되고 있다. 그러나 1회용이고 상시 휴대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몇 년 전부터는 음경의 감각 신경 일부를 차단하는 음경배부신경차단술로 근원적인 치료를 하는 추세이다.
퍼스트비뇨기과원장 drkim@drim2u.co.kr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