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즐거운 일터] 넥스트인스트루먼트

"밝은 공간은 창의력 키워주죠"<br>사무동등 유리마감재 사용<br>직원1인당 공간 최대 확보<br>발맛사지등 이색 접대도

지난 5월 열린 조직활성화 연수에서 넥스트인스트루먼트 직원들이 막대잡기 놀이를 하며 화합을 다지고 있다.

“밝은 공간에서 일해야 건강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지요.” 지난 97년 설립된 넥스트인스트루먼트(대표 오은진)는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검사장비와 고도정밀연마장비, 반도체 검사장비 등을 생산하고 있다. 설립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반도체 검사장비 및 TFT-LCD 검사장비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넥스트인스트루먼트는 회사 설립 이후 3년간은 판매 실적도 없이 연구에만 전념해야 했다. 이런 각고의 노력 끝에 지금은 삼성전자, 대만의 CMO 등 내로라 하는 고객업체를 확보하게 됐다. 지난 2000년 17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01년 65억원 ▦2002년 135억원 ▦2003년 463억원 ▦2004년 658억원 등으로 급신장하고 있고, 올해도 700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은진 사장은 이런 성과가 그냥 얻어진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서강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본인이 엔지니어의 고충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직원 중 40%가 넘는 연구원들에 대한 마음 씀씀이가 각별하다. 이는 공장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쉽게 엿볼 수 있다. 첫 공장은 200여평 규모로 시작했지만 성장궤도를 탄 2001년에는 화성시 동탄에 6,900평 부지를 사들여 공장(오산사업장)을 세웠다. 정사각형이 아닌 길쭉한 직사각형 땅이라 버려지는 부분이 많은 게 걸렸지만 숨은 한 평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게 세심한 설계를 주문했다. 본관과 공장을 연결시키고 공장 건물끼리 마주보게 해 아담한 오솔길을 걷는 느낌을 준다. 특히 마감재를 유리로 사용해 ‘유리성’이라는 별칭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오 사장은 “밝은 곳에서 근무해야 사람도 밝아지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올 3월에는 천안사업장을 마련해 부설연구소만 오산에 남겨 놓고 대부분의 직원들이 천안으로 내려왔다.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와의 긴밀한 사업 협력을 위한 결정이었다. 급하게 부지를 매입하고 공장을 짓느라고 오산사업장만큼 외형에 신경 쓰지는 못했지만 사무동의 경우 가능한 한 유리로 마감재를 썼고, 직원 1인당 공간도 최대한 확보해 쾌적한 근무환경이 되도록 배려했다. 200여명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식당은 대강당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체력 단련실에는 탁구대와 헬스시설을 구비해 밤낮 없이 연구에 매달리는 직원들의 건강을 챙기고 있다. 접견실 한 구석에는 발 마사지 기기들이 마련돼 있어 이색적인 ‘접대 문화’도 엿볼 수 있다. 직원들의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인 만큼 회사 문화도 톡톡 튄다. 지난 5월 워크샵에서는 막대잡기, 그물망 통과, 2인1조 릴레이 달리기 등을 연결한 ‘한계극복 트레이닝’이라는 이색 게임을 하면서 친목을 도모하기도 했다. 또 어학은 물론 스포츠댄스 같은 취미 활동도 자기계발의 일환으로 보고 지원금을 주고 있다. 오 사장은 “욕심 만큼 직원들한테 다 해주지는 못해 안타까울 때가 많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 갖고 열심히 내일을 위해 달린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오늘의 고생을 보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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