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KIC)가 글로벌 금융 시장이 호전돼간다는 판단에 따라 해외 부동산과 원자재 등을 투자 대상에 포함하는 등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선다. 또 안전 자산인 채권을 줄이는 대신 주식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진영욱(사진) KIC 사장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제 금융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고 장기적ㆍ지속적으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전통적 포트폴리오인 주식ㆍ채권 이외에 대체투자에도 나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KIC는 기획재정부와의 계약을 통해 외국환평형기금에서 추가로 위탁 받은 30억달러 중 20억달러는 종전처럼 주식ㆍ채권에 투자하되 나머지 10억달러는 신설하는 대체투자 계정에 넣기로 했다. 대체 투자 계정에는 헤지펀드, 사모펀드(PE), 부동산 등이 해당된다. KIC의 운용자산 규모는 기존 248억달러에서 278억달러로 늘어났다. 진 사장은 “지금 같은 유동성 사정이 지속된다면 언젠가는 ‘하이퍼 인플레이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원자재ㆍ부동산ㆍ물가연동채권 등 헤지 효과가 큰 투자 대상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의 경우 우선 리츠 등 간접투자상품에 투자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실물에 직접 투자할 방침이다. KIC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 부동산은 여전히 바닥권”이라면서도 “아직은 특정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간접투자 쪽에 포커스를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 사장은 또 “올해 상반기에 세계 경제와 금융 시장이 회복되면서 채권보다는 주식이 수익률 면에서 좋은 결과를 냈다”면서 “현재 6대4인 채권과 주식의 비중을 5대5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메릴린치(현 BoAㆍ뱅크오브아메리카)에 투자했다 수익률이 마이너스 50%대를 기록한 것과 관련, 진 사장은 “올해 1월 BoA의 주식이 주당 3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지금은 4배 가까이 회복됐다”며 “경제 회복세가 지속되면 2년 정도 뒤에는 원금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이와 관련, ‘2008 회계연도 기금결산 검토 보고’를 통해 “운용전략, 위험관리 부실 문제 등에 개선의 여지가 있고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 성과가 낮다”고 평가한 바 있다. KIC는 지난 7일 중동의 대표적인 국부펀드 가운데 하나인 쿠웨이트투자청(KIA)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KIA는 1982년에 설립된 중동에서 가장 오래된 국부펀드이며 운용자산 규모가 약 2,500억달러로 세계 5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