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레나테 홍 할머니 "北에 있는 남편 꼭 만나고 싶다"

남북 정상에게 탄원서


북한인 남편과 헤어진 뒤 46년간 남편과의 만남을 기다려온 독일인 이산 가족 레나테 홍(70) 할머니가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양국의 배려를 호소했다. 홍 할머니는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제 소망을 전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남과 북의 정상에게 탄원서를 낸다고 밝혔다. 홍 할머니는 탄원서에서 “저는 70세 노인이 됐고 남편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열망은 더욱 커가고 있다”며 “남편이 그간 성장한 두 아들을 만나 볼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 할머니는 55년 동독 예나에 온 북한인 유학생 홍옥근씨와 만나 지난 60년 결혼했지만 북한이 동유럽 지역 유학생들을 대거 소환하면서 생이별을 했다. 61년 베를린 기차역에서 열달 된 첫 아들과 함께 둘째 아이를 임신한 채로 남편을 송별한 게 마지막 본 모습이었다. 홍 할머니는 이후 남편의 생사와 연락처를 알기 위해 당시 동독 외무부와 동독 주재 북한대사관에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46년이 지난 올해 언론에 사연이 소개되면서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고 독일적십자사의 도움으로 남편 홍씨의 생존을 확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도 그의 남편 상봉을 적극 돕겠다고 나섰다. 홍 할머니는 남편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하고 싶냐고 묻자 “미래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 만큼 함께 했던 과거, 추억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싶다”며 “지금까진 희망이 없었지만 이젠 희망을 갖게 됐다”고 답했다.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얻은 두 아들, 그들을 건강하게 잘 키운 게 행복이었다”는 그는 “남북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나의 오랜 소망이 꼭 이뤄질 것으로 바라고 있다”며 재회에 대한 열망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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