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수리 점수가 너무 낮아 걱정인 고3 학생입니다. 주위에서는 일단 개념을 확실히 정리하고 그 다음에 기출문제를 풀라고 해 기본서를 꼼꼼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틀리는 문제를 계속 틀려서 너무 답답합니다. 게다가 개념을 따로 정리하려고 하는데 이과라 범위가 너무 넓다 보니 도저히 엄두가 안 나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어떤 친구들은 문제 풀 때 모르는 게 있어도 해답을 보지 말고 혼자서 풀어야 한다고 하던데 정말 그렇게 해야 하나요? (A고교 3학년 이현지양)
A. 수리영역에서 개념을 완벽히 익힌다는 것은 내용을 다 알고 있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선 수학공식을 기본으로 알고 있는 상태에서 문제를 풀 때 분석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올라가야 완벽하게 개념을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개념을 잡을 때는 정의를 먼저 유심히 본 뒤에 쉬운 개념으로 바꿔 기억해보세요. 어려운 단어들로 쓰여 있지만 미분계수는 결국 기울기를 의미하는 것이고 적분은 넓이를 의미하는 거잖아요.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응용문제도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수학 문제를 풀 때는 분석하는 연습을 먼저 해보세요. 예를 들어 미적분의 경우 문제에 '접선의 기울기'라는 말이 나오면 '미분계수를 구하라는 소리구나'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연습하면 나중에 여러 가지 개념이 섞인 문제도 쉽게 풀어나갈 수 있을 거예요.
많은 학생들이 수리는 문제를 많이 푸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결코 올바른 방법이 아닙니다. 언어를 공부할 때 어휘를 정리하고 과학탐구를 공부할 때 요약노트를 만드는 것처럼 수리도 개념 정리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분량이 너무 많거나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꼭 노트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이럴 때는 문제집에 있는 개념 부분을 찢어 개념노트로 활용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입니다. 그 뒤에는 몰랐던 부분을 그 위에 적어두고 틈날 때마다 한번씩 읽어주는 거죠. 특히 행렬이나 기하ㆍ백터 부분을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틀린 문제는 '이건 어떤 개념을 이용하는 문제인데 이래서 틀렸다'라는 식으로 따로 정리해두세요.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읽는 습관을 가지면 개념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개념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면 이제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기출문제를 푸는 이유는 수능 스타일에 익숙해지기 위해서예요. 평가원에서 계속 수능을 출제해왔기 때문에 기출문제를 풀다 보면 흔히 말하는 패턴이 보이기 마련입니다. 실전 감각을 살리는 데도 도움이 되고요. 기출문제는 월별로 나오는 교육청과 평가원 모의고사, 수능 기출문제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6월과 9월에 나오는 평가원 문제와 수능 기출문제를 먼저 풀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수학 문제를 풀면서 답지를 보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하지만 쉽게 답지를 보는 것은 물론 좋지 않죠. 그러니 최소 네 번까지 풀어본 뒤에도 답이 안 나올 경우에만 답지를 보세요. 답지를 볼 때도 어떻게 푸는지 이해만하고 바로 혼자 풀어봐야 합니다. 그리고 꼭 표시를 해놓았다가 나중에 또 풀어봐야 하고요.
마지막까지 지치지 말고 힘내고요. 열심히 해서 꼭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도움말=김혜수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11학번(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 지식그루 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