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 ‘국내 금융’ 잠식 가속, 시장주도권 상실 우려

미국의 푸르덴션금융그룹이 현대투신을 인수키로 한 가운데 외국계 펀드나 금융기관이 은행은 물론 보험, 증권 등 2금융권에 이르기까지 무차별적으로 국내 금융산업에 진출하면서 외국자본의 시장지배력 확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시장은 기본적으로 상업적인 역할과 함께 산업자금지원 및 보호라는 공적기능을 동시에 해야 하지만 일부 투기적 성향의 외국자본은 단기적인 이윤추구에만 매달려 금융시장의 안정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은행업의 외국계은행 시장점유율(제일ㆍ외환ㆍ한미은행 및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총자산기준)은 총26.7%로 미국(5%)이나 일본(6%), 말레이시아(18%) 등 선진국이나 다른 아시아권 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외환위기후 제일ㆍ한미ㆍ외환은행의 경영권이 외국으로 넘어갔다. 2금융권에 대한 외국자본의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미 국내최대 상호저축은행인 한솔저축은행이 미국계 펀드인 퍼시픽림펀드에 팔렸고, 업계1위인인 LG카드의 해외매각도 추진되고 있다. 심지어는 할부금융업과 서민을 대상으로 한 고리대출인 대부업계도 GE캐피탈 등 해외기관과 일본계 등이 급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외국자본의 국내진출이 국제화를 통한 선진금융기법전수나 대외신인도 제고 등 긍정적인 효과도 가져오고 있으나 부작용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단기 고수익에 치중하는 투기적 성향의 펀드가 금융회사를 지배하면 기업대출은 기피하고 소매금융에만 치중해 산업경쟁력 강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종익 전경련 기업정책팀 상무는 “외국자본이 국내시장에서 금융회사 등에 대한 인수를 독점하고 고수익을 올리는 것은 국내 금융회사의 낮은 경쟁력과 대기업에 대한 규제 때문”이라며 “시대에 뒤떨어진 출자총액제한제와 금융회사 의결권 제한 등 역차별적인 제도는 즉각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전한 외국자본을 유치해 국내 금융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영업경력 ▲국제적 신뢰성 ▲향후 경영계획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등 자격심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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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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