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5단체 공동결의 배경] '정부 규제완화' 화답

'개혁 5+3원칙' 준수김각중 전경련 회장 등 경제 5단체장이 기업경영 투명성 제고 등 기업구조조정 '5+3' 원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윤리경영을 강화키로 한 것은 재벌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입장을 한껏 살려주기 위한 노력으로 분석된다. 경제 5단체장이 또 ▦30일 대통령 주최 산업경쟁력강화회의 참석 ▦31일 야당총재 간담회 ▦6월 1일 대통령 오찬(전경련ㆍ경총회장) ▦4일 5단체장 재회동을 통해 규제완화 등 전례없이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경제 5단체장 모임 배경 무엇인가 재계는 정부의 재벌 규제완화 조치가 자칫하면 '국민의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재벌개혁의 후퇴로 국민들에게 비춰질 경우 여론이 좋지 않게 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31일 발표되는 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한 출자총액제한 1~2년 연장과 각종 예외조치 확대 등 재벌규제 완화에 대해 벌써부터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따라서 재계는 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완화를 요구하면서 재벌개혁의 핵심인 5+3원칙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밝히게 됐다. 재계의 뜻은 개혁의 중단이 아니라 최근 위축된 기업의 투자의욕을 되살리고 수출을 활성화해 경제의 재도약을 이루려는 것이란 설명이다.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은 "IMF 이후 경제계는 정부의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 노력 등 `5+3' 원칙을 나름대로 충실히 실천해왔다"며 "규제완화는 개혁의 후퇴가 아니다"고 애써 강조했다. ◇'5+3' 추진 전망 5단체장은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기본규율로서 5+3원칙 준수를 결의하고 특히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효율성 제고를 통한 국제경쟁력을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또 곧바로 기업별 윤리담당 부서와 임원을 지정하고 전경련내에 기업윤리 실천 지원센터를 설립키로 했다. 5단체장은 그러나 5+3원칙의 충실한 수행을 다짐하면서도 "경제제도는 달라진 여건변화에 맞게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해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또 가시적인 조치래야 윤리경영확대를 들 수 있으나 구속력이 없어 제대로 운영될 지도 미지수다. 따라서 재계가 5+3원칙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서는 "5+3원칙의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구색을 맞추고 있으나 소프트웨어면에서는 미흡하다"는 '시장의 목소리'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기업들이 전근대적인 의사결정 과정과 기업경영의 효율성 등 여러 측면에서 아직까지 국제경쟁력에 맞춰 탈바꿈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또 최고재무경영자(CFO) 등 분야별 전문가의 의견을 확실히 보장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노력이 전제돼야 외부의 견제와 감시를 덜 받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CFO가 기업의 주요 사업계획에 독립적으로 참여하게 되면 실상 사외이사제 등 외부의 견제나 감시장치가 필요 없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재계 전방위 공세 경제 5단체장은 이날 조찬회동에 이어 바로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재철 무역협회장은 "최근 수출감소는 외부여건에 주로 기인하지만 경기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병두 부회장은 정보기술(IT)인력 육성 등을 강조했다. 이날 경총은 주요기업 인사ㆍ노무담당 임원회의를 갖고 노동계의 총파업이 시작될 경우 가처분제도 및 대체근로 활용, 무노동무임금 원칙 적용, 징계 및 민ㆍ형사상 책임 추궁, 직장폐쇄 등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산하 기업체에 시달했다. 5단체장은 또 31일에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간담회를 갖고 경제활성화를 위해 정국과 노사관계의 안정에 정치권이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정부여당 뿐만 아니라 국정의 주요 축인 야당과도 긴밀하게 협조하겠다는 메시지로 받아 들여진다. 6월 1일에는 전경련 김 회장과 경총 김창성 회장 등 전경련과 경총 회장및 부회장이 대통령을 방문해 경제현안에 대해 재계의 입장을 진솔하게 전달할 계획이다. 4일에는 다시 5단체장 간담회를 갖고 노사현안에 대한 입장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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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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