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음원이 음악 시장을 점령한 가운데 CD와 LP 음반을 한데 모아 전시ㆍ판매하는 축제가 열린다. 19일 서울 논현동 플래툰 쿤스트할레 전시장에서 열리는 제1회 서울 레코드페어에서다. 한때 전세계 음반 판매 순위 10위권에 근접하며 밀리언셀러 앨범을 꾸준히 만들어내던 우리나라 음반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시도다.
40여 개 음반사가 참여하는 이번 레코드페어에서는 다양한 LP와 CD 등을 듣고 구매할 수 있다. 중ㆍ소 규모 음반사가 몰락한 요즘 찾기 어려웠던 희귀 명반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 때문에 음악 팬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자리다.
우리나라는 음반시장이 명맥만 유지하며 음원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지만 미국, 일본 등 외국의 경우는 최근들어 LP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의 향수를 쫓는 복고 열풍과 LP 고유의 음질에 대한 선호 때문이다. 미국 음반판매 집계시스템 사운드스캔에 따르면 LP는 2009년 250만장, 2010년 280만장이 판매됐다. 1991년 사운드스캔이 LP 판매량을 집계한 이래 최다 수치다. 올해도 음반 판매량이 40%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휴대성이 떨어지고 영구적으로 음질을 보존할 수 없는 음반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기계적인 사운드에 대한 반감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밥 딜런, 폴 매카트니, 메탈리카 등 세계적인 거물 뮤지션들이 한정판 레코드를 발매하는 것도 음반시장 활성화에 한몫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블루노트, 컬럼비아, RCA 등 유명 음반사에서 발매된 명반들을 재현한 LP미니어처를 비롯해 밥 딜런, 마일스 데이비스 등의 오리지널 LP가 전시되고'골목길', '오늘 같은 밤' 등을 만든 포크와 블루스의 거장 이정선의 축하공연과 특별 음반 전시회도 열린다. 좋은 음반을 빨리 구매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얼리버드 티켓(2만원)은 오전 10시부터, 일반 티켓(1만원)은 12시부터 입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