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플리바기닝 도입 제동

김 총리 “좋은 취지에도 사회적 논란…숙려기간 갖고 검토”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ㆍ유죄협상제) 성격의 법안이 담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놓고 3일 국무회의에서는 국무위원간의 작은 설전이 벌어졌다. 플리바게닝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법무부가 도입 필요성을 설파했지만, 일부 부처는 시기상조 등의 반대 의견을 낸 것. 예컨대 이귀남 법무장관은 “모든 선진국에 다 있는 제도”라면서 “자신과 관련된 타인의 범죄를 증언해 범죄를 규명하고 범인 검거에 기여한 경우에 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범죄자에 대해 형을 감하는 플리바게닝과 다르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국무위원들은 “수사 편의적 측면이 강조됐다”, “인권 침해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 “통과되면 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고 국회에 가도 논란이 상당할 것이다”라며 유보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국무회의를 주재한 김황식 총리는 “검찰과 법무부가 좋은 취지로 추진했지만 사회적 논란이 있었고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숙려 기간을 갖고 검토해 통과시켜도 늦지 않을 것 같다”며 개정안 심의를 유보키로 결정했다. 대한변호사협회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는 공범이 허위진술을 할 우려가 있고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제도 도입에 반대해 왔다. 법무부가 도입을 추진한 플리바게닝은 범죄 사건 규명에 협조한 범죄자에 대해 형을 감면하거나 기소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이 내용을 담고 있는 형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여러 사람이 관련된 범죄의 수사나 재판 절차에서 범죄에 대해 진술해 사건의 규명, 범인의 체포 등에 기여한 이의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하고 있다. 또 부패ㆍ강력ㆍ마약ㆍ테러범죄 등 은밀하게 이뤄지는 범죄와 관련해 사건 규명에 없어서는 안되는 진술로 인정될 경우 형사재판절차에서의 증언을 조건으로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내용도 포함됐다. 플리바게닝 이외 참고인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강제소환 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의견은 갈렸다. 유성식 총리실 공보실장은 “중대한 범죄에 대해 중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인정되는 참고인이 검사의 소환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 하는 경우 강제 소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 국무위원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국가생물다양성전략을 5년마다 수립하고, 보호할 가치가 높은 생물자원을 국외로 반출하려고 할 경우 환경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처리했다. 또 음주 조종이 금지되는 건설기계조종사의 범위를 확대해 건설기계의 운행상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건설기계관리법 개정안을 비롯해 법률안 7건, 대통령령안 4건, 일반안건 1건을 심의,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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